첫눈 내린 것을 기념하여
첫눈 내린 관악산을 4시간 걸었다.
사당역 6번출구를 시작하여 남근바위 뒷편에서 행동식 섭취하고
K-11 지점까지 계곡을 따라 눈길을 올랐으며
마당바위를 지나 원점으로 내려왔다.
주말마다 연이틀을 산을 찾는 오랜 친구의 안내가 있어
그냥 따라 걷기만 했다.
사당역에서 산자락까지 걷다보니,
아이넷맘 성숙양의 집을 지나치게 되어
지나가면서 "성숙아~~ 노올자~~" 오랜만에 남의 집앞에서 이름을 불러보는 경험까지 할 수 있었다.
어릴적 내가 살던 동네에는 아파트도 없었고, 대문에 초인종 있는 집도 흔치 않았다.
대문이라는 것도 항시 열어두고 잘때만 잠그는 사람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친구와 놀기 위해서는 친구집 앞에서 '누구야 노올자~~'가 내가 보내는 유일한 신호였었다.
한반에 전화 있는 집도 많아야 3명이었으니 뭐.. --;
요즘 아이들이야, 3G만 해도 구식소리 듣고
굳이 만나지 않아도 카톡으로 그들만의 놀이를 즐기고 있으니..
어떨때보면 진짜 속터져서 죽을 지경이다.
전화로 대화하면 2분이면 될것을 몇십분을 엄지로 문자찍으며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얘기가 딴데로 샜다. ㅋㅋ 성숙이 집 지나친 얘기하다가..ㅋㅋㅋ
노트북 화면이 너무 흐려서 제어판 색까지 조절하고도 시원찮아 답답했는데,
아래 팝업으로 밧데리가 다되었다는 알림이 뜬다. ㅋㅋ 나 바보다.
눈 내린지 이틀이 지났지만
녹지 않은채로 나무위에는 눈이 쌓여 있었다
스패츠 안해도 된다하여 귀찮아서 안했는데
엄청 후회했다
등산바지 안입고 레깅스 입고 왔다며
한소리 들었는데, 그러면 어떠하리..
히말라야 정복하는 산싸나이도 아닌것을..ㅎㅎ
나는 따듯하고 좋기만 하더라 몰..
오르막에서는 굳이 아이젠 안해도 된다는 것을
이 지점부터 아이젠을 착용했다
지난 1월 태백산 이후, 처음 설산을 맞이하는 아이젠은
녹이 슬어있었지만
산행후 벗어보니 녹이 다 벗겨졌더라는 ㅎㅎ
송이송이 눈꽃송이 하얀꽃송이!
저절로 노래가 나와 내려올때까지 중독성으로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앞서 걷는 등산인들
눈밭에 세워진 소망의 돌에도 시선이 머물었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나무위에도 눈길이 갔다
설산에서는 노란옷이 이쁘다는 생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5분여 쉰 곳이다
사당동 빼곡한 빌딩들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주를 파는 가판도 있다
막걸리 종류도 두 가지인듯..
산행주 가판 앞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국기봉이다
연주대까지는 안가고 남근바위쪽에서 계곡을 올랐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와 눈쿠션이 묘한 쾌감을 주는 산길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도 제법 있다
남근바위다
건너편으로 마당바위로 보이는 바위가 보인다
아님말구..ㅋㅋ
아무도 밟지않은 눈쌓인 관악
사람들의 발자국은 작은 등산로임을 알려준다
나무터널을 지나는 느낌
K-11 지점에서 보이는 연주대이다
다음날 예봉산 산행예정이었기에
이 지점에서 마당바위쪽으로 턴을 했다
K-11 지점
헬기장이다
서울대학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서울엔 아파트가 참, 많다
반대쪽 능선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다
사진을 또 찍었다
자주 찍히다보니 포즈도 늘어난다 ㅋㅋ
눈 눈 눈
사람 발자국만 있는게 아니었다
들개인지 똥개인지 개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스크루바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는
눈보숭이 나무
**
3시 넘어 사당역 도착하여
아침, 점심 굶은 허기를 채웠다
나야 뭐 콩나물에 김치..
1인분에 5,900원짜리라고 했나보다
첫눈 기념,
4시간 눈길 행군 그리고 1만원의 행복으로
하루를 마감했던 그 날,
2012/12/08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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