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말하다,

남산에서 걸어내려오기, 촛불 1978

미친자유 2010. 7. 29. 04:37

 

 

 

 

 

 남산부터 걷기는 아니었다.

 <산채집>에서 식사 후,

 선택사양 두가지를 제안 받았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으로 다시 올라가는 차량과

 시청 앞까지 가는 차량중에서 선택하기..

 

 내가 선택한 것은 <혼자걷기>였다.

 

 <산채집>과 같은 주인장이 운영한다는

 결혼기념일 이벤트하기에 적당하다는 <촛불 1978>에서

 시작한 여름 햇볕과 동행한 산책은 행복했다.

 

 연두색 이파리도 이쁘지만, 붉은 벽돌에 그려진

 그네들의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오래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그림자였다.

 

 

 

 

 

 

 

 

1978년 그 때 나는 무엇을하고 있었나?

내가 기억하는 1978은 단발머리이다

 

일부러 쓰러뜨린 화분에서도 하늘 향해 두 팔 벌리며

생명은 자라고 있다

 

 

 

 

연인들의 프로포즈, 부부들의 결혼기념일

주인장에게 신청하면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가능하다고 한다

전화번호도 1978이다

 

 

 

촛불 1978 앞에서 그가 손을 내밀고 있다

그가 내민 손을 잡고 포크댄스 추는 것을 상상해 본다

동급생 머스마와 손 잡기가 싫어서

실을 연결해 손을 잡은척 했던 그 시절 그놈아는 무얼하고 있을까?

 

 

 

연두색 창살 속에서 나를 찾아본다

 

 

 

 

입구에는 어릴적 내 집 앞마당에 있던

펌프가 있다

 

하늘이 보이게 설계한 카페입구

촛불 1978 옆 집이다

 

 

 

와인바임을 짐작케하는 와인병들이 드러누워 유혹하고 있다

 

 

 

33년 전통 돈까스집인가보다

창살의 흰색과 붉은벽돌 그리고 연두의 이파리들 모두 이쁘다

 

 

 

 

땅을 담고 하늘을 담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남산꼭대기 옛날 육영재단 건물

서울특별시 교육연구정보원이 하얀 구름과 함께 보였다

 

 

 

 

 

2010/07/27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