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돌아보기,

친구 2호를 보내다,

미친자유 2010. 11. 13. 03:23

 

 

 

 

 

 

 

 

종가집 공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

이천 휴게소에서 문자를 받았다.

 

ㅇㅇ가 죽었댄다 나쁜 놈

바쁘겠지만 연락 좀 해주라

 

**

 

 

밀린 일기를 적게 된 것이 감정이 삭혀진 후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종가집 방문기를 적은 후,

그 녀석을 사진목록에서 찾으면서

소주를 한 잔 따랐다.

 

 

모교사랑 싸이트가 생기면서

내가 그곳에 동창회를 만든 것이 벌써 10년전인가보다

 

그렇게 우리들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국민학교 졸업동기들의 만남

 

 

**

 

나는 남편과 초등학교 동창이자,

3년은 같은 반이었으며, 짝꿍인 관계였다.

 

하여 남자 여자 불문하고

연락하기에 편한 위치에 내가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곳을 모토로

그동안 연 2회 정기모임을 하였으며

작년까지 회장을 하던 녀석이 가버렸다.

 

시골 작은 학교에서 인물도 많이 배출했다.

SKY대 출신이 360여명중,

동ㅇ, 민ㅇ, 혜ㅇ, ㅇ진, ㅇ윤, ㅇ기, ㅇ동, 일ㅇ, ㅇ수, 은ㅇ, 주ㅇ,

얼핏 생각나는 친구들이 열 명이다.

현 입시제도하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 중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그 녀석도 있다.

 

 

10월초 홀로 떠난 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

시간되면 맥주 한 잔 했으면 했던 녀석이 그 놈이었다.

근 2년 세상과 단절하고 산 이유로

마지막으로 그 녀석을 본 것이 2008년 12월 6일 송년모임이었다.

내어놓고 술 한 잔 독대한 적 없는 녀석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범주에 있는 녀석이었다.

 

 

선배들과 술 한 잔 하고 있다던 녀석이 보내 온 문자들에서

감을 잡았어야했다.

 

그 녀석의 외로움을 방치한 것 같아, 내가 죄인이 되었다.

그리고 녀석은 남편을 내게 던져놓고 갔다.

 

남편과 같이 문상을 다녀오는 새벽 길,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교사랑 싸이트에 그 녀석을 그리워하며 남겨진 글을 옮겨 놓으며,

나의 허망함, 그리고 남겨진 책임을 삭히려 한다,

 

잘가라, ㅇㅇ야,

미안하구나,

 

ㅇㅇ야, 나도 춥다,

우리 모두 춥지만, 아닌 척 살아내는 것이 인생 아니었을까?

 

1호도 2호도 스스로 가버렸다,

 

2010/11/02  결혼기념일에 독하게 떠난 그 녀석을 저장해 둔다.

나 보다 더 독한 놈들 둘을 보냈다,

 

 

**

 

 

거기서는 네 하고픈 이야기 실컷하고 너무 착한 아들로만 살지 말고 술도 뻗을 만큼 마셔보고

그런 김에 악도 쓰고 허튼 소리도 하고 살아라...

어제 오늘 바람에 낙엽이 다 떨어질려나 보다.

종일 안개도 끼고 ... 잘 가라..

새처럼 바람처럼..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가거라.. (2010-11-08 15:20)

 

 

여기는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너 너무 추운데서 오래 있었다.

좋은데 가서 천사처럼 하얀 솜털옷 입고 따시게 지내라.(2010-11-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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