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집 공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
이천 휴게소에서 문자를 받았다.
ㅇㅇ가 죽었댄다 나쁜 놈
바쁘겠지만 연락 좀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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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일기를 적게 된 것이 감정이 삭혀진 후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종가집 방문기를 적은 후,
그 녀석을 사진목록에서 찾으면서
소주를 한 잔 따랐다.
모교사랑 싸이트가 생기면서
내가 그곳에 동창회를 만든 것이 벌써 10년전인가보다
그렇게 우리들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국민학교 졸업동기들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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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편과 초등학교 동창이자,
3년은 같은 반이었으며, 짝꿍인 관계였다.
하여 남자 여자 불문하고
연락하기에 편한 위치에 내가 있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곳을 모토로
그동안 연 2회 정기모임을 하였으며
작년까지 회장을 하던 녀석이 가버렸다.
시골 작은 학교에서 인물도 많이 배출했다.
SKY대 출신이 360여명중,
동ㅇ, 민ㅇ, 혜ㅇ, ㅇ진, ㅇ윤, ㅇ기, ㅇ동, 일ㅇ, ㅇ수, 은ㅇ, 주ㅇ,
얼핏 생각나는 친구들이 열 명이다.
현 입시제도하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 중에 스스로 세상을 떠난 그 녀석도 있다.
10월초 홀로 떠난 길에서 길을 잃었을 때,
시간되면 맥주 한 잔 했으면 했던 녀석이 그 놈이었다.
근 2년 세상과 단절하고 산 이유로
마지막으로 그 녀석을 본 것이 2008년 12월 6일 송년모임이었다.
내어놓고 술 한 잔 독대한 적 없는 녀석이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범주에 있는 녀석이었다.
선배들과 술 한 잔 하고 있다던 녀석이 보내 온 문자들에서
감을 잡았어야했다.
그 녀석의 외로움을 방치한 것 같아, 내가 죄인이 되었다.
그리고 녀석은 남편을 내게 던져놓고 갔다.
남편과 같이 문상을 다녀오는 새벽 길,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교사랑 싸이트에 그 녀석을 그리워하며 남겨진 글을 옮겨 놓으며,
나의 허망함, 그리고 남겨진 책임을 삭히려 한다,
잘가라, ㅇㅇ야,
미안하구나,
ㅇㅇ야, 나도 춥다,
우리 모두 춥지만, 아닌 척 살아내는 것이 인생 아니었을까?
1호도 2호도 스스로 가버렸다,
2010/11/02 결혼기념일에 독하게 떠난 그 녀석을 저장해 둔다.
나 보다 더 독한 놈들 둘을 보냈다,
**
거기서는 네 하고픈 이야기 실컷하고 너무 착한 아들로만 살지 말고 술도 뻗을 만큼 마셔보고
그런 김에 악도 쓰고 허튼 소리도 하고 살아라...
어제 오늘 바람에 낙엽이 다 떨어질려나 보다.
종일 안개도 끼고 ... 잘 가라..
새처럼 바람처럼..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가거라.. (2010-11-08 15:20)
여기는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너 너무 추운데서 오래 있었다.
좋은데 가서 천사처럼 하얀 솜털옷 입고 따시게 지내라.(2010-11-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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