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돌아보기,

종이여자(La fille de papier), 기욤뮈소에 반하다

미친자유 2012. 5. 26. 07:12

 

 

 

 

 

아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던 그 날

나는 황현진의 <죽을만큼 아프진않아>와 함께

기욤뮈소의 <종이여자>를 선택했다.

 

선택의 기준은 책 제목과 표지디자인이었다. ㅋ

(우끼는 것은 따리도 나처럼 이쁜책을 골라 본다)

 

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황현진의 <죽을만큼 아프진않아>는 오가는 전철 안에서 그리고

10시 드라마 대신, 그 시간을 이용해 이틀만에 읽었고,

 

기욤뮈소의 <종이여자>는 <1Q84>이후

소설의 재미에 푸욱 빠지게 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의 소설 구성력과 언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종이여자>를 반납하는 날,

기욤뮈소의 작품을 모두 대출하게 만들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당신없는 나는?>

세 권의 책을 밤을 새며 읽었고,

심지어는 산행과 독서를 고민하다 산밑까지 이동하는 차에서 읽고

검단산 정상에서 책을 덮고 내려오기도 했다.

 

주말에 놀러 온 따리의 친구, 지윤이가

내가 읽는 책을 보며, <어머낫, 아줌마도 기욤뮈소 읽으세요? 저 완전 팬이예요.>했다.

나도 완전 팬이되었다고 악수를 나누며 세대차를 극복한 동지애를 느꼈다. ㅋ

 

지윤은 학교 도서관에 <당신, 거기있어줄래요?>가 있다며, 추천해 주었고

나는 그녀에게 <죽을만큼 아프진않아>를 추천해 주었다.

 

읽고 난 후, 바로바로 느낌을 적었어야했는데,

반납하기전 사진으로 담아놓고 벌써 한 달이 지난 상태라

기억이 가물거린다.

하지만, 그의 글 구성력과 여운이 남는 앤딩 등에 대한 감동은 여전히 남아있다.

 

여러권을 연이어 읽다보니, 전체적으로 비슷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고,

불문학도라면, 그의 작품에 관해 논문을 써도 좋으리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리고 종이여자를 읽고난 후 내가 한 짓은,

카카오톡 프로필을 종이여자로 바꾼 것이었다. ㅋㅋ

 

3일 연휴다, 28일은 따리의 생일이다.

 

2012/05/26

 

- 처음처럼

 

 

 

 

 

2010년 작품

 

 

 

내 카카오톡 프로필

봄과 이별한 후, 여름과 연애중이다

 

 

 

342페이지 하단에서야 그녀가 제목의 <종이여자>임을 눈치챈 나, ㅎㅎ

 

 

 

날 보살펴줘서 고마워요. 나한테 이렇게 해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에요

 

**

 

 

"그럼 오늘밤이 우리의 모험을 끝내는 날인가?"

 

빌리가 짐짓 유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네, 맞습니다. 우리 둘 다 임무 완수를 했으니까. 당신은 소설을 끝냈고,

나는 사랑하는 여자를 당신한테 되찾아주었으니까."

 

"이걸 어쩌죠?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인데......"

 

"제발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요."

 

빌리가 한창 말을 하는데 웨이터가 누물을 받기 위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나는 슬픔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내 시선은 파리의 정경이 아래쪽으로 황홀하게 펼쳐지고 있는

아찔한 아트리움 창문 밖을 헤매고 있었다.

웨이터가 주문도 받지 않고, 슬쩍 자리를 피했다.

 

"아주 구체적으로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되는거죠?"

 

"벌써 여러번 얘기했잖아요 톰. 당신이 원고를 편집자한테 보내면,

원고를 읽는 순간 편집자의 머릿속에

당신이 이야기를 통해 표현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거죠.

그 상상의 세계가 바로 내가 가 있는 곳이예요."

 

"당신이 있을 곳은 바로 여기, 내 옆이야."

 

"아니, 그건 불가능해요. 난 현실 세계와 픽션의 공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어요.

난 여기서는 살 수 없다니까요."

 

 

 

 

 

 

2007년 작품

 

 

성공가도를 달리던 의사에서 노숙사 신세로 전락한 마크, 거듭되는 일탈 행위로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억만장자 상속녀 앨리슨, 복수를 꿈꾸며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는 소녀 에비, 지난 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해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커너. 소설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 깊은 상처와 고통이 있다.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인 라일라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쇼핑몰 근처에서 실종되고, 부모는 극심한 충격에

휩싸인다. 아빠인 마크 해서웨이는 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끝내 실패해 깊은 좌절의 늪에

빠지고 만다. 의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는 알코올에 찌들어 거리를 헤매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다.

바이올리니스트인 그의 아내 니콜은 변함없이 일에 매진하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한꺼번에 잃고

시름의 나날을 보낸다.

 

 

 

그런데 5년 뒤, 사라졌던 라일라가 바로 잃어버렸던 그 장소에서 다시 발견된다. 아이는 살아있지만 말을

잃어버렸다. 라일라는 그동안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었던 것일까. 마크는 라일라를 데려오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가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두 명의 인물을 만난다. 억만장자의 상속녀이지만 파격적인

행실로 연예신문에 끊임없이 화제를 제공하는 앨리슨, 어머니를 죽게 만든 사람에 대해 복수를 꿈꾸는 에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함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은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 상처를 입힌 자와 상처받은

자들은 서로 화해와 용서를 통해 삶을 어둠 속으로 이끄는 상처를 극복해간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구성, 이야기 흐름을 삽시간에 뒤바꾸는 반전의 미학 속에 용서와 화해, 사랑을 버무려내고 있다.

 

 

 

2008년 작품

 

발표하는 소설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 뮈소. 그가 허를 찌르는 반전의

미스터리 소설을 들고 다시 찾아왔다. 프랑스 출간 당시 초판 부수만도 30만 부에 달해 독자들의 기대를

실감케 했으며, '기욤 뮈소 현상은 현재진행형', '노련한 추리작가의 방식으로 감성소설을 쓰는 데 탁월하다'는

언론의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번 소설은 읽는 사람의 의표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와 미스터리적 요소가 뛰어난 작품이다.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 에단은 성공을 위해 20년간의 삶을 폐기처분하기로 마음먹고, 보스턴을 떠나 뉴욕에 정착한다.

어느 날 방송국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 보니 한 소녀가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상담을 원하는 소녀에게 에단은 다른 정신과 의사를 소개시켜 주려 하지만, 소녀가 갑자기 권총자살을 하면서

사태는 예기치 않은 혼란 속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에단이 묻어버린 과거로부터 온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한다.

한 가지씩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기욤 뮈소 소설의 특징은 바로 영상미가 돋보이는 생생한 장면 구성, 독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빨아들이는

빠른 전개라 할 수 있다. 비주얼한 측면을 강조하는 그의 소설은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연상시키는

장면 전개와 극적 긴장감이 녹아 있어 한시도 지루해 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욤 뮈소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눈을 뗄 수 없는 전개 끝에는 항상 가슴 뿌듯한 감동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두고 '추리작가의 방식으로 감성소설을 쓴다'고 말한다.

 

 

2009년 작품

 

버클리대학생 가브리엘과 소르본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사회의 안팎을 두루 경험하고자

샌프란시스코를 두 달 간의 일정으로 방문한

프랑스 청년 마르탱의 만남으로부터 비롯된다.

카페테리아에서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난 두 사람.

허락된 시간이 모두 지나고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마르탱은

가브리엘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마음의 갈증을

편지에 담아 전하는데….

 

 

 

2007년 작품

 

'만약 우리에게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시간의 개념과 인생의 선택에 대한 성찰의 기회 제공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생생한 화면 구성, 빠른 전개로 결합시켜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엘리엇은 명망 있는 외과의사로 성공적인 삶을 열어왔지만

한 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회한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연인을 사고로부터 구해내지 못한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신비의 노인으로부터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열 개의 알약을 얻게 된 그는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잡는다.

그러나 죽은 일리나를 살려내면서 그의 삶은 예기치 못한

대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가는데….

 

 

**

 

 

 

<사랑하기때문에>는 4월 28일

검단산 정상에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