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바라보기,

실미도를 다녀와서.. 2004.02.04 15:30

미친자유 2010. 5. 21. 09:20

 

 

 

 

  518 30주년을 맞이해서 기억나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모 싸이트의 질문에

  <화려한휴가>를 적다가, 함께 떠오른 <실미도>..

  옛날 일기에서 실미도를 찾았다.

 

 

  <실미도를 다녀와서.. 2004.02.04 15:30>

 

  외롭다고 느껴질때, 

  소시적 나는 세탁기를 무시하고, 손빨래를 억세게 하는 것으로 

  외로움과 화를 토해냈었다.

 

  그도 아니면, 종합병원 응급실 앞 의자에 앉아, 

  생과사를 넘나드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보면서 

  나를 위로할 수 있었다. 

 

  요즘 내가 외로움, 화를 토하는 방법은, 

  대낮에 혼자 노래방 가서, 한시간 정도 열나게 노래를 부르는 것과 

  애들 재우고, 오비라거 패트병 놓고 새벽을 기다리는 것이 

  외로움 토하기의 일부가 되었는데,,

 

  며칠전, 

  혼자 영화관을 찾았다.

 

 

 

 

 

 

 

실미도,, 

매진이라고 이미 전광판에 표시되어 있었지만, 

'혼자인데요..'하는 말에 3분후 시작되는 입장권 하나를 구할 수 있었다. 

혼자가 좋을때가 있다.

   

실미도를 향하는 출렁이는 고깃배와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나는 왠지 모를 설움으로 눈물 뚝뚝 떨구며, 

옆에 앉은 소주냄새나는 아저씨는 상관않고 흑흑 울었다. 

 

배가 움직이고, 음악의 분위기만으로도 

어떤 일이 전개될지 충분히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제목으로 스크린에 떠오른 실미도의 글자체 또한 

슬픔과 비련을 암시하는 듯, 적절한 글자체의 사용이었다.

 

 %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것이었기에,

재미있었다.. 라고 말하는 어린 십대들에게 나는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건 재미가 아니었다. 

사실에 얼마만큼이나 근접한 시나리오였는지는 나도 알 수 없고, 

국정원에서나 알 수 있는 사실이겠지만, 

단지, 재미를 운운하는 소재의 영화는 아니었다. 

 

현역 해병대 훈련수준만도 못한 과정이었다는 혹평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68년 4월에 만들어진 684부대가 4개월만에 

자신들이 자진하여 평양을 가게 해 달라고 할 만큼의 

정예화된 자질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으로, 

얼마나 혹독한 훈련이었는지는 가히 짐작이 간다.

 

   

박하사탕에서 이미 점찍어 두었던 설경구의 연기력과 

엔터테이너가 아닌 진정한 영화인이라 말하고 싶은 안성기, 

그리고 허준호의 깊은 연기가  

 

영화실미도를 한층 돋보이게 한것은 분명한 듯 하다.

 

%

 

얼마나 지나야, 

과거 우리의 치부가 더 들어날 것이며, 

KAL기 폭파범으로 지목되었던 김현희의 정체도 들어날 것인가..

 

다음주면 실미도가 1,0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영화가 말하는 속내를 짚어주길 바랄뿐이다.. 

 

김일성의 목을 따기 위해  

덤으로 얻은 인생을 개같이 살다 간  

실미도 착취병들과 그들을 훈련했던 훈련병들의 명복을 빈다..

 

 

이 시점에서, 

국정원이 실미도영화에 대해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은, 

정말 코미디가 아닌가.. 

 

 

아, 영화관 입장료가 8,000원이라는 사실,, 

모르고 살았다..  

비문화적으로 살고 있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