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밤샘영화 세편 후기,
저녁 10시 30분 부터 배부한다는 주최측의 말만 믿고,
집에서 10시에 출발,
중앙시네마에 도착하니 10시 40분 정도 되었었나보다
길게 늘어선 줄,
이름, 아이디, 주민번호 뒷자리를 물어보는 형식적인 절차후,
한손에도 들기 어려울 정도의 기념품을 받았다
내 짝꿍이 있었더라면.. ^^
뒤에 서있던 남학생은,
비가 올것 같다면서, 집에 널고 온 빨래걱정을 하는 통화를 하고 있었고,
파란에선, 남는건 사진밖에 없다면서
사진속에 담고 가라는 주문을 크게 외치고 있었다
혼자?
혼자면 어때?
혼자 식당에서 밥도 잘 먹고,
혼자 극장에서 영화도 두어편 본적 있었고,
혼자 눈내린 산정상을 올랐던 적도 있었는데... -.-
아무것도 아니야..
혼자라는건... -.-
**
F열로 배정받아 앉았다
내 옆자리엔 내 사람대신
내 가방과 받아 온 기념품을 놓는 것으로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자아최면을 걸었따.. ㅡ.ㅡ
주는것도 왜 죄다 2인분인지.. 나 참..
혼타(특정상품 광고할 이유없음)캔 2개,
핸드폰고리 2개, 부채 2개, 명함보관수첩 2개,
죠리퐁이 업그레이드된 듯한 비타조리퐁 2봉지..
미리 준비해 간, 뽀가리스웨트와 캔커피 하나로 7시간을 버텼다.
기왕 줄거면, 냉장고에서 갓나온 듯한 시원한 걸로 주시지.. ㅡ.ㅡ
**
11시 30분에는 시작할줄 알았는데,
12시에 시작..
으.. 이럴줄 알았으면,
강남친구모임에 갔다왔어도 되는건데..
첫상영은 돈텔파파,
인터넷에 말도 많았던,
정웅인과 이영자가 출연한 영화이다
코미디는 코미디인데,
주제는 있으나,
구성이 미흡하다는 느낌이었다
여덟살짜리 아들이
세상바라보는 눈이 너무 영화적이라는 느낌,
억지로 짜맞추었다는 느낌.. 그런 것이었다
군데 군데,
상황을 극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코믹한 전환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나,
전체적인 줄거리나 구성이,
영화를 본 후 관객이 느끼는 무엇보다,
전개가 뒤쳐졌다는 느낌이다
**
두번째 영화는 터미널이다
1시 50분 정도에 시작했나보다
영화를 보기 전,
나는 아무런 선입견도 갖고 싶지 않아,
어떤 코멘트도 보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았었다
터미널, 주연이 누군지, 감독이 누군지.. 아무것도 모른채
그렇게 영화에 빠져들었다
[아, 이 영화가 정말 미국이 만든 영화란 말인가..]하는
느낌을 주는 잔잔하고 인간적인 영화였다
뒤에 보니, 감독 스필버그..
역시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드림이 아닌 뉴욕에서의 작은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
어리숙한 남자,
미국입국심사하기 직전,
자신의 조국이 쿠테타가 일어나,
여권도 소용없는 무국적의 방랑자로 구별되기에 이른다
조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미국으로 입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9개월을
67번 게이트에서 노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조국에 대한 애국심
사람에 대한 애정
여러가지 씬에서 그의 인간됨은 자연스레 전개되어지고,
결국엔,
그를 공항에서 추방하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까지
그가 뉴욕으로 떠나는 것을 묵인하기에 이른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작은 깡통은
그의 꿈이자, 부친의 꿈이다
꿈을 이루고 돌아오는 택시안,
택시 기사가 묻는다
어딜 가시나요?
I'm going home!!
당당하게 대답하는 그가 말하는 미숙한 영어엔,
그간 9개월의 고통이, 참음이 감추어져있다
뉴욕의 꿈을 갖고, 떠나는 그..
그가 만난 연인과의 관계는
관객의 상상으로 맡겨진다
여자는 그와 헤어지기 전,
운명..이라는 말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들의 사랑이 운명처럼
다시 만나졌길 희망한다
**
세번째 상영영화는 몬스터였다
한국영화, 일본영화, 중국영화가
단편으로 세편이 이어진 영화로 구성이 특이했다
올드보이의 박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광고했지만,
점수를 곱게 주고 싶지는 않다
세편의 공동주제는 공포이다
우리영화는 직설적인 표현의 방법으로 공포를 선택했고,
일본영화는 우리나라 <전설의고향>같은 분위기로의 공포였다
가장 섬뜻했던 것은, 중국영화...
아직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말을 아낀다
만두먹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도록
상당한 부피의 공포로 다가 온 무시무시한 영화였다
**
각 영화 끝나고 10분간의 휴식,
화장실 마다, 줄늘어선게 열명 이상이다
시간이 가면, 떠나는 사람들 있을줄 알았는데,
끝까지 관람한 관객들..
대단하다.. (뭐, 둘씩이었으니깐, 흥..^^)
영화가 끝나고 계단을 내려오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6시가 넘어 있었다
눈이 빡빡해져옴을 느꼈지만,
터미널.. 잔잔했던 감동을 안고,
건너편 들어오는 전철을
뒤를 보고 담아 보았다
내 사랑과 닮은 모델의 사진이
내 눈에 스쳐가고 있었다
아, 밤 꼴딱 샜는데,
왜 잠이 안오는거야.. ㅡ.ㅡ
2004/08/28 13:35
- 미친자유
상영을 기다리던 중, 극장내부에서 흘러 나온 음악을 실음..
California Dreamin' / Mamas & Pap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