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보내는 편지,
작열했던 2004년의 여름 어느 날,
진통을 이겨 낸 산모로 부터
당당한 남아가 이땅으로 왔습니다
수 십년전, 어떤 아이가
이 땅에 눈물로 온 것처럼 말입니다
**
십여년을 기다려
고통을 안고 세상에 온 그녀의 이름은
여아였습니다
여아라는 이유로
산모는 울었습니다
열달을 함께 했던 태아와의
이별로 울었습니다
진통으로 울었습니다
탄생부터 아픔으로 온
여아가 세상으로 왔습니다
산모의 얼굴도
산모의 이름도
산모의 나이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이를 세상에 내보낸 산모는
이미 이 세상님이 아니라는 것..
그것 밖에는...
아이가 자라 어른의 이름을 달았습니다
복받쳐 오르는 눈물이 솟는 날에는
아빠라는 이름을 불러 봅니다
그리고 이따금..
이름지어 불러 본적 없는
그님을 생각합니다
이만큼 견디어내고 있는
그녀 가슴속 어딘가는,
긴 세월 고통으로 견디어냈을
그님의 인고를 흉내내고 있는가 봅니다
가을바람 붓에 묻혀
그녀 마음에 편지를 적어 봅니다
세상에 오길 잘한거야
네 의지는 아니었다하더라도 말이지
널, 사랑해..
**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는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결국 우리는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는 것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당당하게 홀로 자유하기로 합니다
어디에도 물들지 않으렵니다
2004/08/31
- 미친자유
Birth / Yukie Nishimura
빠뜨린 말 : 남아로 세상에 온, 사진속의 이름모를
주인공에게 축하의 말을 전합니다
건강하게 축복받으면서 자라나길...
글자속의 그녀도
당당히 홀로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