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다, 남이섬의 가을
매미들이 여름과의
이별가를 불러주던 그 즈음부터
가슴시림으로 다가 올
너를
기다린 건지도 모르겠다
여름의 끝자락 부터
가슴시림으로 다가 온 너를
감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니야 아니다
느끼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도심 속 달리는 차바퀴 소리에서도
매케한 엔진소리에서도
너의 소리가 묻어난다
누군가 훔쳐가 주길 바랬었는데
나 아닌, 누군가
너를 데려가 주길 바랬었는데
너는 이미 내안 깊숙히
스며들어 있다
**
아니야 아니다
너를 거부했던 내가
진 것이겠다
나비 되어 나풀 떨어지는 너에게
내가 진 것이겠다
이젠 네가 기다릴 차례..
네 옆의 그 벤취로 가련다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을까?
2004/10/28
- 지는 너를 바라보며, 미친자유
** 이천사년 남이섬의 가을이랍니다
딱 한 번 남이섬을 갔었습니다
오리털 파카를 입고 찍었던 사진은
한 장도 남아 있진 않지만,
남이섬은 또 다른 <나만의 섬>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저 벤취에 앉아,
따스한 햇살 받으며,
나뭇잎들의 바람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커피머신의 종이컵 커피라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 photo by astraa
가슴에 지는 태양 / 김범수
나의 눈이 멀 것 같아 숨이 멎을 것만 같아
다시 너를 바라볼 수 없는 거라면
살아야 할 이유조차 잃어버린 나
이미 죽은 것과 같을테니까왜 그땐 몰랐을까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널 갖고 싶어 안으려 애를 써봐도왜 넌 멀어져만 가는지
나의 꿈속에 너는 언제나찢겨진 날개와 눈물에 얼룩져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