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꽃이지다,
꽃
金 春 洙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며칠 전, 투병중이라는 보도를 접했었는데,
어제 가셨더군요..
살아남은 자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로 남아 있는,
그 님의 시를 옮겨 봅니다
5공때 여당 국회의원을 했었다는 보도가
맞는 이야기인지 굳이 검색하지 않기로 합니다
언제나, 꽃의 시인으로 기억하고자 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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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무엇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꽃이 되고 싶습니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준다면,
2004/11/30
- 미친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