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에서오다,

색깔에 대하여,

미친자유 2012. 7. 1. 05:41

 

 

 

 

 

 

 

 

 

                                                            48시간의 외출시 다녀 온 곳 중, 하나였습니다

                                                            앉은뱅이스케이트를 타고 왔습니다

 

어릴적 사과궤짝을 뽀개서

철사를 밑에 못을 박아 고정시키고

스키폴대와 같은 역할을 했던 지침대는

못을 거꾸로 박고, 철사로 조여매어

직접 만들어 탔던 그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말입니다

 

시간 상관없이 3,000원의 대여료를 내고,

한시간을 지치다 왔습니다

 

 

추억은

추억을 그리는 사람들의 준비로

새록새록 그리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세상인가 봅니다

 

 

**

 

 

엊그제는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생각지도 않던 그 세계에서 연락이 와,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채로

매니저를 만나고 왔습니다

 

안경색깔 (핑크색이거든요)

머리카락 색깔 (밝은 갈색에 브릿지가 섞여있거든요)

머리카락 길이 (풀어 놓으면, 등 뒤 허리선에 가까운 길이걸랑요)

외투색깔 (빨강색 모직 후드자켓이었거든요)

 

모두 색깔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더군요 /외로워/

 

 

직업의 성격상

짙은머리색과 단발 혹은 숏커트머리를 지향하고,

감색이나 짙은색깔의 의상만을 입어야 한다는 것에,

 

마음 속 많은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몇 해,

색깔과 패션과 관련한 일을 하지 않았더라도

나의 다른 표현으로 선택했던

안경색깔, 머리색깔마저도 자유할 수 없다면,

과연 내가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남과는 다른

다른이와는 차별된 내 모습이 나는 좋았습니다

 

 

초록머리, 빨간머리, 깜장머리

 

 

어쩌면, 나는 그마저도 버리고,

정형화된 그 속에서

나만의 자유를 모색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이든 내가 하지 못 할 일은 없다라는 자만에서

조금만 한 발 자국 뒤로 물러서

나를 돌아 봅니다

 

어떤 색깔로 서 있어야 할는지에 대하여  /다소곳/

 

 

기대는 하지 말고,

희망은 버리지 않고......

 

 

이미 시작된 설연휴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005/02/06

 

 

- 미친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