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한 알, 장일순 선생님을 추억하다
어제 편도 1시간 거리의 그곳으로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누가 보던 말던 상관않고
전철 역내 전면 거울 앞에서,
나를 찍었습니다
미친자유의 가방,
꼭 5년된 가방입니다
저 가방에 맞추어 의복도 늘 그렇습니다
청바지에 셔츠, 후드자켓 하나..
아니면, 셔츠에 미니스커트, 자켓 하나..
3년만에 긴 코트를 입었습니다
면접일, 청바지는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요 ㅡ.ㅡ
색상이 특이하여, 흑백모드로 올립니다
온갖 잡동사니가 들어있는 가방도
찬조출연하였군요
**
왕복 2시간, 전철 이동시간 중
가방속에서 꺼내 읽은 책 하나,
<좁쌀 한 알>입니다
일본으로 파견가는 친구가 짐정리를 하면서
제게 주고 간 책입니다
'무위당'이라는 장일순님의 호도
저와는 인연이 있는 글자이고,
좁쌀 한 알..
그 속에 미친자유도 있었습니다
좁쌀 한 알 보다도 작은,
미세먼지처럼 말입니다
오며 가며, 끝까지 읽었는데,
제가 빨리 쓰기도 하지만,
빨리 읽을줄도 안답니다 ㅡ.ㅡ;;
파란의 블로거,
물꽃바다님이 생각나더군요
마지막 투병중일때,
세브란스병원 병문안차 갔던 일이,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가셨다는 소식듣고,
머리를 조아렸던 일도,
10년이 넘은 예전의 일이었습니다
본인의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유언이었지만,
그 이름 기리는 후배들이 뜻을 모아,
책을 만들었나 봅니다
좁쌀 한 알
어쩌면 그 보다 적게, 그 보다 작게
자신을 낮추려 했던 그 님은,
좁쌀 한 알 제목으로
세상에 남으셨습니다
**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가기에는,
아직은 많은 시간이 기다린다는 느낌
그래도 작은 무엇 하나를 남기기 위해, 삭발했던
그 마음을 다시금 다져봅니다
2005/02/17
- 미친자유
옮기며 : 장일순 선생님의 막내아들과 어릴적 같이 공부했습니다
3년 내내 같은반이었지요
그 당시 아들을 중문학과를 지망하게 한 아버님의 통찰력..
**
시인 김지하의 스승이고, <녹색평론>의 발행인인 김종철이
단 한번을 보고 홀딱 반했다는 사람.
소설가 김성동과 <아침이슬>의 김민기가 아버지로 여기고,
판화가 이철수가 진정한 뜻에서
이 시대의 단 한 분의 선생님이라 꼽는 사람.
일본의 사회평론가이자 기공 지도자인 쓰무라 다카시가
마치 '걷는동학'같다고 했던 사람.
그의 장례식에 조문객이 3천 명이나 모였다는 사람! 궁금하다.
장일순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그렇게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
한국 생명운동의 대부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서거 10주기 기념 일화/서화집.
장일순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대를 살다간 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가슴 뛰는 대답을 제공하는 책이다.
'원주에 살다간 예수'라 불려질 정도로 파격적이었던 이웃 사랑,
해탈한 인간의 한국적이며 현대적 삶의 모습을 드러내는 숱한 일화들과,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재야 서화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주요 글씨,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서평]
좁쌀 한 알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은 한국 생명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무위당(혹은 조한알) 장일순 선생의 서거 10주기를 기념하여
‘무위당을 기리는 모임’에서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무위당 장일순의 일화집 겸 서화집이다.
교육자이자 서예가이며 당대의 큰 어른.
70년대엔 지학순 주교와 더불어 반독재투쟁을 한 재야운동가로,
김지하를 비롯한 민주화 투쟁에 앞장 선 수많은 인사들의
정신적 지주로 큰 족적을 남겼던 장일순 선생.
1994년 서거 당시 ‘내 이름으로 가급적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유언 때문에 공식적인 기념사업을 자제하다 올해로 10주기를 맞아
비로소 그 세세한 면모를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21세기적 삶의 방식이라 할 생태적 영성의 세계관을 꿰뚫고
각 분야의 인사들에게 사회 운동의 영감을 불어넣어 준
배후의 인물이자 숨은 어른.
해방 이후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현대사의 험난한 역정 속에서
늘 시대 흐름의 중심에 있었지만
한번도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던 올곧은 정신.
첨예한 정치가이며 운동가였지만
이웃과 제자, 가족과 친인척 같은 일상의 관계에서도
모순 없이 인격의 조화를 이루며 한없이 존경 받았던,
마치 원효와 같은 해탈인.
태어나 중학교부터 대학까지의 서울 유학 시절을 제외하면
평생을 원주에서 지낸
생명지역주의( bioregion )란 관점에서의 진정한 지역인.
이 책은 그렇게 평생을 원주의 가난한 이웃부터,
정치적.사상적 지도자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있었던 숱한 일화들을
선생 생전의 숨결까지도 느낄 수 있게끔 펴낸 국내 최초의 책이다.
또한 수많은 작품을 남긴 재야 서화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주요 글씨들과 그림을 수록한 서화집이기도 하다.
‘원주에 살다간 예수’라고 불려질 정도로
보통사람으로서는 믿기 어려운 파격적인 이웃사랑.
해탈한 인간의 한국적.현대적 삶의 모습을 드러내는 숱한 일화들.
장일순이라는 이름으로 동시대를 살다간 한 인간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너무 당연하면서도 외면하기 일쑤인 질문의 가슴 뛰는 답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