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수능을 앞둔 아들과 함께, 감사합니다
2013년 11월 7일 치뤄지는 수능(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아들이 65만 수험생속에 포함되어 시험을 본다.
양원역 근처의 송곡고등학교가 시험고사장이라는 연락을 방금전 받고나니,
내 마음이 벌렁거리고 떨린다.
내가 치른 11월 22일 학력고사때는 전혀 떨림이 없었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되어 엄마노릇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내 능력이 안되어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고
공교육 안에서만 공부를 해야했던 아들이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스스로 해내준 것이 고맙다.
인터넷소설과 게임으로 애간장을 녹였던 아들에게
눈물로 호소하고 때로는 독설을 퍼붇던 내 모습들이 떠오르고
수능에 대한 중압감으로 체중감량을 실천한 아들이
안쓰럽고 대견하다.
어젯밤 아들은
'공부는 스스로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어'라는
고백을 했다. 수능을 이틀 앞두고 깨달았단다. ㅋㅋ
첫번째 생일(돌) 이후 수많았던 발렌타인데이,
열일곱번의 생일을 지나면서도 받지 못했던 많은 선물을 아들이 받았다.
교장선생님의 친필 카드, 2학년때 담임이신 어연희샘의 핫팩,
후배들이 전한 합격떡과 아빠 동료가 주신 쵸코렛,
동생학교 학부모가 전한 배즙 한박스, 쵸코렛, 찹쌀떡,
동생 담임샘이 보내신 쵸코렛과 응원편지
모두 벅찬 감동이었다.
아이가 하나씩 받은 선물을 내놓을때마다 감동하고
어연희 샘 선물에선 울컥하고
11시 넘어 귀가한 딸의 손에 들려진 딸아이 담임이신 최지혜샘 카드를 펼치고는
결국, 눈물 뚝뚝 흘리고 말았다. (지금도 눈물 주르륵)
'시험 꼭 잘봐서 원하는 대학에 꼭꼭 합격해서 동생 공부 열심히 시켜주세요. 행운을 빕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응원메시지를 받은 아이가
여러 선생님과 지인들의 응원처럼 최선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당 다니는 친구는 성당에서 너를 위한 기도를 해 주고
교회 다니는 친구는 교회에서 너를 위한 기도를 해 준다'는 말을 아들에게 전하니
아들이 말한다.
'엄마가 성당 다니는 친구도 있었어?'
'아는것도 맞고, 모르는것도 맞고,
찍은것도 맞고, 알것 같은것도 맞고. 선배님 힘내라'는 후배들의 바람처럼
실력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소망하면서 참으로 감사한 날이다.
아이의 시험장 연락을 기다리면서
지난 일기 몇 개를 찾았다.
나의 학력고사 이야기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방금전 딸네미 학교 학부모로부터 카톡 메시지도 받았다.
D-1 이네~ 아들래미 원하는 대학 꼭 갈거야~ 언니가 열심히 살았잖아..ㅋㅋ
너무 걱정하지 말고.. (중략)
오늘 마무리 잘 하고
내일 좋은 기분으로 최고의 컨디션으로
막히는 문제는 찍신이 강림해서 좋은 성적 나오길 진심으로 바랄게~~
화이팅..
**
가르쳐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이렇게 받은 마음들에 보답하고
베푸는 삶을 아이가 펼치길 소망해 봅니다.
2013/11/06
- 처음처럼
돌상 이후 최고치의 마음을 받은 아들
대광고 김철경 교장선생님의 응원카드
후배들이 전한 합격떡과 응원메시지
2학년때 담임, 어연희 선생님께서 주신 핫팩
아들 닮은 쵸코렛 발견~
딸네미 담임샘이 보내주신 응원 메시지
아들은 두번째 줄을 읽으며 꽈당 넘어가며 감격했다 ^^
지금도 동생 공부는 봐줄수 있지만
공부는 스스로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일상]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 2000.11.03 17:10
어제는 나의 여섯살난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동화구연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한달 전에 동화를 미리 제출하고, 연습을 시키라는데, 하루 종일 밖에서 시달리고, 아들은 유치원에서 종일 뒹굴다가 엄마와 아들이 만나는 시간은 고작 3시간 정도...
그 중, 저녁 먹는 시간으로 한시간(먹는 속도가 느려터져서)을 소비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보기와 로봇놀이를 하고, 씻겨 재우기 전, 거실 벽에 붙혀 놓은 '사자와 생쥐'를 한번씩만 읽어 보게 한게 다였다.
남들은, 내가 아이들을 대하는데 있어, 너무 잘한다, 신경을 많이쓴다, 애지중지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다른 엄마들이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주어야 하기에, 하나를 질문받더라도, 성의껏 동화스럽게 예쁘게 진실되게 답해 주려고는 한다.
그리고 질문을 하더라도, 선생님 하고, 무엇하고 놀았니... 오늘은 낮잠시간에 누구 옆에서 잤니... 자기 전에는 무슨 이야기 했니... 엄마는 오늘 ㅇㅇ이가 너무너무 보구 싶었다라든가...
내가 하는 일상의 말들이라도, 내 진심껏 성의를 다해 이야기를 해 주는 것 외에는 다른 엄마들과 다를 것이 없는 엄마이다.
어제 유치원에서는 엄마들을 모아 놓고, 엄마들에게 아이들을 심사하게 하였다.
내가 이상해 보일 정도로, 엄마들은 엊그제 부터 잠을 못잤대나, 어쨌다나...
나는, 그냥, 내 아이의 외우고, 말함...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잘 할 수 있을까가 염려되었을 뿐인데...
내가 잘 못 하는 엄마일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고, 나는 내 방식대로 가자는 것으로 다시 결심했다.
내용을 알고서야 하겠지만, 연습에 연습을 한 흔적들. 아이들이 그간 얼마나 엄마 등살에 연습을 많이 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아이들의 엄마의 교육방식에 관해 나도 무어라 할 말은 없지만, 다만, 내 방식만은 아니라는 것...
내 아인, 사자는 사자 목소리로 생쥐는 생쥐목소리로 하는 부분을 아마도 많은 사람들 앞이라 그랬든지, 아니면, 연습을 많이 못한 탓인지.... 그냥 발표의 목소리 그대로 구연했다.
'꼭 외워야 해' 라고 다그친 적도 없고, 그런 편에 비하면, 너무 대견하게 잘 해 주었다. 큰 소리로 아이답게. 그렇게...
**
작년 여름, 내가 끼고 살던 아이들을 돈 벌자고, 어린이집에 맡기고 다시 일을 시작하였을 때.
첫날은 너무 오래 두면 안된다고 하여, 점심시간이 지나, 아이들을 찾으러 갔었다.
많은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는 내 아이. 단체 속에 쏙 끼어 있는 내 아이를 보았을 때, 나도 눈물, 내 아이도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다. 서로의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한 눈물이었겠지...
어제 동화구연한다고, 입장하는 아이들 속에서 '한 명의 당당한 어린이'로 들어오는 나의 아이가 나는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엄마 없이도, 단체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 다른 아이 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제한 된 규칙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
어긋나는 일이 있을땐, 나는 내 아이를, 암만 추워도, 깜깜할 때에도, 현관 밖으로 내 쫓는다.
아이가 스스로를 용서하고, 잘못을 구하면, 그제야 들여 놓는다. 그리고 잘못한 것을 꼭 되짚어 준다.
혼자서 하는 내 아이 교육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남들 엄마들 하는 것을 보니, 내가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해 본다.
30명 가운데, 내 아인 10위권 내엔 들었지만, 본 상은 받지 못했다. 5위부터 10위까지 주는 으뜸상 메달을 받았다.
그 상이 어떤 상이든 연연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ㅇㅇ이 너무 너무 잘하더라. 멋있었어... 그치?
그리고, 받아 온 메달을 벽에 걸어 주는 것으로 그 아이가 자랑스러워 할 만큼까지 진열해 주는 것으로 엄마 노릇을 한다.
이제는 피아노를 가르쳐야 하는지, 태권도를 가르쳐야 하는지 그런 것이 신경쓰인다. 그 부분은 때가 있는 것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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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 내가 짧게 재구성함
어느날 생쥐가 풀밭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풀이 아니고 사자의 머리털이었지 뭐예요. 낮잠을 자던 사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마침 배가 고픈데 잘 됐군." "사자 아저씨 살려 주세요. 은혜는 꼭 갚을게요."
사자는 생쥐를 불쌍히 여겨 살려 주었어요. 며칠 뒤 사자가 커다란 그물에 갖히게 되었어요.
"이제 꼼짝없이 죽게 되었구나. 흑흑" "사자 아저씨 울지 마세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생쥐는 날카로운 이빨로 그물을 물어 뜯었어요.
"생쥐야 고맙다"
사자와 생쥐는 좋은 친구가 되었대요.
* 아들아, 나도 너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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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01. 06. 01:37
큰아이는 돌 되기전부터 남의 손에 맡겨져 낮시간을 보냈고, 작은아이를 출산하고 1년 조금 넘게 아이들과 같이 한 시간이 있었다.
큰아이 네살, 작은아이 두살부터 다시 시작한 일 때문에 잠자는 아이들을 겨울날에도 아침 7시에 자는 놈들에게 옷 입혀 아침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고
부천 복사골어린이집에 맡기고, 송내역에서 종로 5가까지의 한시간 전철에 몸을 실었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자라, 큰아이 초등 2학년까지 스스로 하교후 낮시간을 보내야만 했었다. 혼자 지내는 것이 불안하여 할 수 없이 택한 것이 학원보내기였는데,
피아노와 태권도, 그리고 학교특별활동에 있는 컴퓨터교습이었다. 작은아이는 어린이집에서 종일 봐주니 걱정이 없었는데, 홀로 방과후를 지내야만 하는 큰아이에게는 쉴틈 없는 학원 to 학원이 짜여진 일상들이었다.
나는 지금껏 두 아이에게 학습지 한 번을 시켜보지 않았다. 교과서를 학교에 보관하는 체제임에도 전과를 준비해 주지도 못했었다.
첼로(원단업)에 미련을 버리고, 반 백수되어 어미노릇했던 2004년은 아이들을 위해 녹색어머니 활동도 하고, 현장학습 나가는 날이면, 두 아이 학급 모두 도우미엄마 역할을 했다.
2002, 2003년에는 무슨 준비물이 그렇게도 많은건지.. 퇴근하는 길, 아이에게 전화를 해 알림장 읽어보라하여 문구점에 들려 준비물을 챙기고, 막노동에 가까운 원단과 먼지에 씨름한 나는, 아이들 겨우 먹이고, 큰 애 숙제 봐주고, 애들 재우다 같이 잠드는 날이 더 많았었다.
2004년 아이들을 돌봐주다 보니, 큰아이에게 많이 챙겨주지 못함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작은아이 일곱살 어린이집 졸업무렵, 같은 반에서 친한 친구들 몇 명이 영어학원을 간다면서, 자기도 하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그러라며 승락을 해 주었었다.
아주 어릴적 부터, 우리말 아니고 세상에는 많은 말들이 존재함을 알려주었고, 세상에서 공통으로 소통되는 말이 영어라는 것도 함께 알리고, 아이들이 묻는 단어는 라이언, 타이거.. 그 정도로 대답해 준 것이 내가 아이에게 알려 준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아이의 영어실력이 어느 순간, 철자마다 어떤 소리를 낸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게까지 되었는데, 작은아이는 내가 백수이던 시절, 너무 어려 오빠의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도라는 것이 내가 파악한 아이들의 영어수준이었다.
작은아이가 학원에 다니고 석달이 지날무렵, 통 문장을 배우는 작은아이에 큰아이가 치인다는 생각이 들어, 작은아이의 수업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 같아, 큰아이도 영어학원에 보내게 되었다.
영어를 비롯한 타국어는 남의 말이니 어려운 것이 분명했다. 내 경험엔 그렇다. 왠 놈의 외울 단어는 그다지도 많던지, 영어숙제의 전부는 단어외우기가 전부였던 것 같다.
시작을 안했으면 모를까, 그래서 택한 방법이 매일 두 단어 외우기였다. 외운다기 보다는 떠올리고 적어보는 일이다.
저놈들이 실제로 학습할 나이가 되었을때는 잊혀지는 단어들도 있겠지만, 안그래도 암기과목 많은 중학교.. 지금부터 밥 먹듯 놀면서 접하다보면,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원어민 선생님과 1주일에 한번을 만난다고 하는데, 두 놈들의 영어발음은 나보다도 훨씬 원어민스럽다. 그냥 영어를 접하면서 논다는 느낌으로 학원을 계속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두 놈다 보내는 곳이 피아노학원이다. 둘에게 영어와 피아노가 전부이다. 아니 방학동안, 학교에서 운영하는 컴퓨터강좌를 듣는게 있다.
피아노 역시, 그저 피아노와 놀게해 달라는 주문을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을 했다. 아이가 거부감을 갖지 않고 1시간을 다 채우지 않아도 좋으니, 즐길 수 있는 만큼의 시간만 부탁드린다고..
아이가 가기 싫다는 날에는 굳이 보내지도 않았다. 성인인 어른도 출근하기 싫은 날이 있는데, 저 어린 것들이 얼마나 고단할까 싶어서였다.
체르니 40번까지가 두놈이 약속한 피아노레슨 마지막 시점이다. 나는 피아노교습을 받은적이 없지만,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맞추어 반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근사한 삶의 일부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내가 백수가 된 이후에도 중단하지 않고 보내고 있다.
한의사인 시동생도 무대의 음악을 연주할 정도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시누인 피아노 전공을 했지만, 어떤 악기라도 하나쯤,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좀 더 외롭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영어 단어 두개와 한자 하나를 적어보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상의를 했었다. 엄마가 공부해 보니, 그랬었다는 나의 얘기와 너희들의 생각을 어떻겠니..라는 질문을 던져,
두 놈 다 동의한 내용으로 시작한 영어, 한자 적는 일이 몇년 후, 어떤 도움을 주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동그라미 속에 시간별로 금 그어진 계획대로, '엄마, 단어공부할 시간이예요..'하며 영어공책 들고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며,
금 그어진 내용대로 실천하는 아이들을 보며, 메마르고 건조한 서울 땅에서 자란 것 치고는, 참, 순수하다는 위안을 해 본다.
마당있는 집에서 진돗개를 기르고, 포도나무도 심고, 들국화도 심어보자는 아이들의 소원을
언제나 들어줄 수 있을런지.. ㅡ.ㅡ
언제나, 아이들에게는 미안하다.. 그래서 두 아이 사교육비에 드는 한 달 30만원은 당분간, 고수하기로 한다. ㅡ.ㅡ
내가 과연 잘하는 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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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냄새나는 좁은 길을 딸아이와 팔짱끼고 걷는 즐거움..^^
수다떨며 집을 향하는 중, 멀리서 보니 뒷모습이 아들같은 놈이 보였다.
가방맨 꼬라지하고.. 터벅터벅 걷는 모양새하고..ㅎㅎ
딸과 함께 몰래 지나쳐서 가보자고 걸었다. 그 녀석을 지나쳐 앞질렀는데도 몰라본다. 뭐하나 뒤돌아 보았더니, 수학문제지를 들고, 풀면서 걷고 있었다 (꽈당)
에미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푼다
문제풀기는 엘리베이터안에서까지.. ㅡ.ㅡ
500문제를 제일 먼저 푸는 놈에게 문제지 한권을 공짜로 주겠다는 학원선생님의 말씀에 이틀만에 500문제를 풀어제낀 녀석
그 녀석의 수학에 대한 집념은 대단하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밥을 안먹고 도서관에서 있었다한다. 반찬이 별루였다나 --;
그래 무슨 책을 봤니? 셜록홈즈.. 요즘 그 녀석은 셜록홈즈에 미쳐있다.
수학에 미쳐있다. 피아노연주에 미쳐있다. 베토벤 비창 마스터한 후, 월광연주에 미쳐있다.
그리고 덤으로, 클라리넷 연주에 미쳐있다.
미친 그 녀석이 대견하여 나도 미쳐있다, 미칠만한 이유있다,
2009/03/16
** 이미 블로그에 게시한 바 있지만, 나는 이 아이에게 초등 6년 과정과 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는 학원교육을 시키지 않고, 공교육만 받게 했다. 초등 3학년때 원어민 영어학원을 잠시 다닌후, 학교내 원어민 수업이 생기면서 영어회화 공부도 학교에서 했다.
1학년 여름방학때 아드리 하는 말, <엄마, 제발 학원 좀 보내 주시면 안될까요?> 이유를 물으니, 학교 선생님의 수학교수법은 학원에서 선행된 학생을 위한 교수법임을 말한다.
성함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 선생님은 올해 타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아이가 학년을 마치는 날, 그 선생님을 찾아뵙고, 1시간여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도 있다.
아이에게 내가 제안했다. 그럼 여름방학만 보내준다고. 하지만, 아직도 그 녀석은 학원선생님의 강의를 더 좋아라한다. 자신의 실력만큼, 자신이 이해한 만큼, 새로운 것을 빨리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제발 학원 좀 끊자는 말에, 중 3 겨울방학까지 수학과 영어는 다 끝내 놓겠다고 하니, 내가 저 자식말을 믿어야하는겐지.. --;
학원 교습 1년을 넘기면서, 중학교 3학년 현재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치는중이라 하니, 이거 환장할 노릇이다.
학원강의에 매력을 느낀 아이는 영어까지 하고 있다.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서 원어민선생님과 놀이처럼 했던 수업의 효과로 귀가 열려져, 레벨테스트에서도 학원다닌 아이들 이상의 레벨로 선정되었다.
1년 동안 뭘 외우나 싶어 보니, 내가 소시적 보던 <바퀴벌레 22000> 에 실린 단어의 수준이다. 책꽂이 상단부에 꽂혀있던 내 바퀴벌레책도 언제부터인가 내려져 있다.
각설하고, 학원비, 장난아니다. 애들 학원 한 달만 끊어도 가정경제가 산다는 말, 진짜다!
하교후, 학원가는 것을 힘들어 하는 녀석을 볼 때마다, 제발 학원 좀 끊자해도, 중3까지만 보내달라하니, 그래 볼 참이다.
나, 이래도 되는걸까?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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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자 촬영분이다. 주인공은 아들이지만, 엑스트라로 출연한 초이와 따리의 담소를 나누며 웃는 모습이 이뻐서 함께 게시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목마른 나의 나이트 일상을 출발하기전, 초이가 아들을 태워왔다.
여러권의 수학관련 책을 안고 들어서며 학교 선생님께 받은 선물이라며 자랑을 한다. 주신 문제집을 가장 먼저 풀은 선물이라고 했다. <그럼 기념사진을 찍어야지?>라는 나의 제안에 7 to 22 학교에서의 배움과 스스로의 공부에 넉다운된 아이가 피곤한 모습으로 기꺼이 사진촬영에 임했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놓치 않은 덕분에 학교 관악반에서 곧장 실연에 투입된 클라리넷 연주자 아드리.. 점심시간에 연습을 하고, 틈틈이 방과후 비는 시간에 정해진 곡을 연습한다고 한다.
아들아, 세상이 원하는 T자형 인간에서 너는 분명 수학적 머리가 수직을 만드는 것 같구나.. 폭넓게 읽어준 너의 독서량이 수평을 만들어주리라 엄마는 믿는다.. 삼국지 통합권을 너 몰래 사두었는데.. 그건 너의 중간고사 끝난 기념으로 공개하기로 한다..
2011/04/11
- 엄마,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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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도 학교 도서관의 책을 가장 많이 읽어내던 아들은 중학교에서도 도서관 사서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며 편식을 않는 모든 분야의 책들을 읽어주었다.
그러더니, 고등학교 입학해서도 책읽기의 열정은 식지 않았던 모양.. 8월 1일 아들놈 방을 정리하다보니, 학교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 다섯권이나 되었다.
수학문제 푸는 것을 가장 즐겨하며, 관악반에서 클라리넷 부는 것을 좋아하는 그 녀석이 고등학교 입학하여 6개월간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은 책이 70권이 넘는다는 고백을 했다.
장하다, 이누마.. 언젠고 피가되고 살이 될찌니.. 근데, 할머니의 연애시대는 도대췌 어땠다는 얘기니?
2011/08/01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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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학력고사 보던 날... 2000.11.15 13:28
내가 학력고사 보던 날...
떨림도 없었고, 여느 날과 같이 도시락 싸 들고 내 다니던 학교로 향했다...
그 도시락이라함은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내 고향 특유의 겨울 도시락이었다.
도시락의 재질은 꼭 알루미늄이어야 한다. 그 누우런 빛깔의 쇠소리 나는 도시락...
엄마가 담근 김치를 쫑쫑 썰어, 도시락 제일 아래 쭈욱 깔고, 참기름과 깨소금 정도의 양념,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넣으면 더 맛있다.
그 위에다, 흰밥을 넣는 것이다. 김치국물이 흐를 수도 있으니 이동시 주의를 요한다...
지금은 학교 교실의 난방이 어떤 방식으로 되는지 몰라도 내 학교의 난방은 철로 만들어 진, 뚱뚱한 원통형의 난로에 연통이 있고, 구공탄을 때는 것이었다.
2교시가 끝나고, 도시락을 난로 곁으로 내 놓으면, 도시락 당번이 도시락을 데워 주곤 했었는데...
당번 한테 눈치 좀 주면, 내 도시락은 제일 잘 데워지는, 타지도 않고 좋은 자리인 밑에서 두번째의 자리에 놓여지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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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학력고사 보는 날도, 그 맛난 도시락을 엄마가 챙겨 주셨고,
환자이신 아버지가 잘 봐라 하셨다.
고득점으로 서울의 명문대가 아닌 어정쩡한 대학이라면, 서울유학을 보낼 수 없다는 말씀을 주셨던 아버지...
그냥 부담없는, 모의고사와 같은 기분의 시험을 치렀다.
마지막 교시를 치르면서, 난 웃었다. 이깟 시험으로 내 인생을 가름한단 말이지... 하면서. 그 날의 나의 비웃음은 지금의 내 인생에 많은 상처를 남겨 주게 될지도 모르는 철부지의 웃음이었음을 그땐 왜 몰랐을까... 시험을 치르고 나오니 눈발이 날렸던 그 날,
성적이 어찌 나오든, '내 인생 공부가 다가 아니야' 라며 객기를 부렸던 내가 미웁다...
설사 내가 수학을 잘 해 전기에 명문을 나왔다하더라도, 지금의 나의 인성과는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울 엄마, 가끔 나를 재수시키지 못한 것과 대학졸업 후 유학을 보냈어야 한다는 말씀 하실때, 나는 그냥 씨익 웃는다... 그 당시, 엄마의 결정은 최선이었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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