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바라보기,

불빛이 모두 사라지는 밤에 만나, 소격동

미친자유 2014. 10. 28. 11:25

 

 

 

 

 

 

 

 

 

 

 

 

 

 

 

나는 서태지가 가요계에 출현한 이후

아줌마대열에 속했음을 인정했었다.

그가 불렀던 컴백홈으로 수많은 가출소녀들이 귀가를 했다고도 했다.

 

아무튼 서태지의 곡과 음색은 나와 맞지는 않았지만

가요계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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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일 서태지 소격동이 포털 실검에 등장했고

나는 아이유버젼으로 단 한 번 들어봤었다.

그때 나는

회색빛 아픔을 재조명한 서태지의 시선이 놀라웠다.

 

그리고 다시 듣고 싶지는 않았다.

곡이 내포한 의미가 곡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고

바로 전날(10.1) 발표된 김동률의 그게나야’, ‘청춘

김동률과 이 가을, 연애중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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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정을 넘긴 시간

나는 어깨를 타고 손목까지 내려오는 전율을 느꼈다.

 

내가 꿈꾸는

내가 생각했던 소격동은

곽진언의 음색이었고 슬픈 첼로였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과 음악.. 맞다.

 

 

 

 

 

 

 

       소격동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행정구역이며 국군기무사령부가 위치하던 곳으로

       1980년대 전두환 독재 정권이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정신교육을 하는 녹화사업이 진행됐던 곳이다.

 

      소격동에 모인 대학생들은 정부의 하수인 역할을 교육 받았다.

      저항할 경우 폭력을 포함한 잔혹한 고문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6명의 젊은이들이 사망했다. 

 

      서태지는 노래를 만든 이유에 대해

      “여자와 남자의 입장에서 1980년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일어난 일을

      곡으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그래서 서태지 버젼과 아이유 버젼을 발표했지 싶다.

 

      "소격동은 내가 자라온 정말 예쁜 한옥 마을로

      나의 마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아름답게 그린 노래다.

      이 곡을 통해 여러분들의 마음도

      여러분들의 옛 마을에 잠시 머물다 올 수 있다면 좋겠다"는 서태지 말처럼

 

      나는 잠시 나의 옛마을로 돌아가 보려한다.

      대문을 나와 짦은 골목을 통과해 제방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냇가,

      도심의 끝에 있던 학교에 배정되어 버스로 등하교하며 보았던 풍경들,

      야자가 끝난후 집에 돌아오며 보았던 수많은 별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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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10/25

 

 

 

       그리고 이제는 자는 아이 깨워 내보내야하는 그저 서울 아줌마,

 

 

  

 

 

     

 

 

          소격동 아이유 버젼. 8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한 편의 짧은 영화.

          교련복 소년을 너무 어린배우로 선정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었지만,

          내 눈이 그만큼 나이들은 탓도 있지싶다.

          불빛이 모두 사라지는 밤에 만나

 

 

 

 

 

 

       

 

 

           소격동 서태지 버젼

       

       

 

 

      

   

나 그대와 둘이 걷던

그 좁은 골목계단을 홀로 걸어요

그 옛날의 짙은 향기가 내 옆을 스치죠

 

 

널 떠나는 날 사실 난..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예요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지금도 그대로 있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

 

 

어느 날 갑자기

그 많던 냇물이 말라갔죠

내 어린 마음도

그 시냇물처럼 그렇게 말랐겠죠

 

 

너의 모든걸 두 눈에 담고 있었죠

소소한 하루가 넉넉했던 날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이 뒤집혔죠

다들 꼭 잡아요

잠깐 사이에 사라지죠

 

 

잊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에겐

사진 한 장도 남아있지가 않죠

그저 되뇌면서 되뇌면서

나 그저 애를 쓸 뿐이죠

 

 

아주 늦은 밤 하얀 눈이 왔었죠

소복이 쌓이니 내 맘도 설렜죠

나는 그날 밤 단 한숨도 못 잤죠

잠들면 안돼요

눈을 뜨면 사라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