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는길,

15-33 춘천 오봉산 빗길을 걷다

미친자유 2015. 5. 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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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줄기차게 비가 내리는 오봉산길을 4시간 걸었습니다.

점심 먹는 그 짧은 순간에도 멈추지를 않더군요.

 

 

**

 

 

집결시간은 8시 40분이었지만,

9시 1분차를 탄다는 것을 알았기에 설렁설렁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기전 기상청 홈피를 통해

춘천과 삼악산 기상상태를 확인했다.

 

오전 6시까지만 비가오다 종일 비는 없고 흐리다는 내용이다.

그래도 산은 모르니 우산 하나 챙겨가자며 넣었다.

상봉역에 8시 50분 도착해 일행과 상봉했다.

상봉역에선 상봉하는거지 뭐~

 

상봉역에서 1시간 23분 걸리는 남춘역까지

긴 시간의 위로는 음악이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니 남춘천역이다.

비가 내린다.

반바지가 추울 것 같아, 화장실에서 7부바지로 갈아입고

뒤풀이 식당에서 제공한 25인승 버스에 몸을 실었다.

 

30여분을 빗속을 가르며 달린 버스는 땡땡터널 앞에서 과감히 무단유턴을 하더니

우리를 내려준다.

옆에서 지켜보던 바이커들이 한마디 건넨다.

 

'비가 많이 오니 오늘은 쉬시죠?'

 

그리고 비가온다는 소식에 취소했다가 비소식없어 합류한 누구도 한마디 거든다.

'우리 그러지말고 바로 식당으로 가자~'

 

그러거나말거나 리딩은 계단을 앞서 오른다.

시작부터 계단이다.

 

우산을 쓰느라 스틱없이 오르니

장딴지는 '나 죽네.. 나죽네..'한다.

그래서 과감히 우산을 탄핵하고, 스틱을 채용했다.

 

습도가 높아 겉옷도 벗고 걸으니

장갑속도 젖을만큼의 비를 온몸으로 맞는다.

 

방수모자를 챙겨온게 어디냐며 스스로 위안하며

철봉에 매달린 바윗줄을 잡고 깔딱을 올라 막걸리타임에 동참했다.

  

비가 오니 어디 서서 쉬기도 그렇다.

정상석은 비가 와서 그런지 한가하다.

단체사진도 찍고 개인사진도 찍고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결정~

 

타프도 없으니 그냥 비를 안주삼아 반찬삼아 먹기 시작~

리딩대장이 라면 5인분을 끓였지만 순식간에 국물까지 완판되고,

50평생 처음 경험하는 맹여사표 멍게젓갈과 오이소박이~

돈까스와 알타리김치~

오이김치와 계란말이 한점씩에도 배불배불~

 

먹는 동안이라도 비를 가리자며

혹시나하며 배낭을 뒤져봐도 그 얆은 1회용 우비도 없다.

미치미치. 지난번 지리산행때 배낭무게 줄인다며 그것도 빼놨나보다.

비니루치마도 없다. 우산으로 비를 가렸지만, 으스스 추워진다.

바람막이도 다 젖어 입고 있는게 오히려 더 춥게 느껴진다.

누군가 내민 따듯한 커피 한모금이 고마웁다.

 

 

정상을 출발하여 걷다보니 천단과 소요유적을 지난다.

비가 오더라도 찍을건 찍자며 사진도 찍고~

어느 시점에서 양갈래 길을 만났는데 남의 아저씨가 말한다.

우측은 쉬운길이고 직진은 어려운 길이니 조심해서 가야한다고.

 

리딩대장은 무조건 직진이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벽을 밧줄을 잡고 오르고 내리기의 반복~

 

천단을 지나 리딩이 안내한 쵝오의 포인트를 만났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거라며 그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거북이 등처럼 생긴 바위위에 양옆으로 소나무가 병풍을 친 형태이다.

 

날이 맑았어도 짱이었을 포인트에서 비안개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바윗줄 잡으며 하산 하산~

개구멍이라 말하는 좁은 바윗틈도 지난다.

 

 

3시 30분 청평사에 도착하니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린다.

가능한 빨리 배를 타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는데

(내가 서울에서 8시 약속이 있어서 그랬다)

 

계곡에 서있는 뱀이랑 사랑한 청년동상이 보여서

지나치면 예의가 아니라며 달려가 볼뽑뽀해주고 3천원짜리 배를 탔다.

뱃시간이 따로 있지 않고, 배가 어지간히 차면 선장 맘대로 운행하는가보다.

 

10분 정도 배를 탔고 소양강댐 충효탑에서 기다리고 있던 뒤풀이식당 버스를 만났다.

가는도중 메뉴선정, 돌판닭갈비~

열라 비싼 닭갈비를 알콜과 나누고 6시 43분 전철에 맞춰 식당을 나왔다.

            배삯 포함 식비는 나누기 13했다.

 

 

우중이라, 그리고 예상보다 험난한 길이라 걱정했는데

모두 사고없이 내려온 것이 감사하다.

 

 

**

 

오늘의 교훈,

산길에서는 우산보다 우비가 갑임을 온몸으로 체험함.

배낭무게 줄인다고 배낭에서 우비를 탄핵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기로 함.

기상청 예보는 앞으로 변심가능한 애인쯤으로 생각하기로 함. ㅋ

 

 

2015/05/03

 

 

- 처음처럼

 

 

 

 

 

춘천가는 전철안

 

 

 

 

 

배후령 정상에서 내려놓는다

 

 

 

 

배낭커버도 씌우고 방수모자 쓰고 우산도 썼다

 

 

 

 

 

그래도 사진찍는다고 웃는다 ㅎ

 

 

 

막걸리 타임에 이정표와

 

 

 

 

 

동태전 하나 들고 기념촬영~

 

 

 

 

 

지도를 보니 확실히 알겠다

빨간선 쉬운 길이 아닌 초록선 길로 하산

 

 

 

 

 

멋진 나무라면서

 

 

 

 

1인용 다리를 만나

 

 

 

이때만 해도 좋아보인다~

 

 

 

 

하지만 이런 밧줄타며 올랐다

 

 

 

그래 정신 바짝 차리자

 

 

 

 

정상 직전의 마지막 오름길이다

 

 

 

 

그곳에서 만난 멋진 고목과

 

 

 

 

그리고 다시 멋진 나무와

습한게 싫어서 겉옷도 벗었다

 

 

 

 

정상 도착

 

 

 

 

일행이 입은 우비가 이뻐서 빌려 입고 찍었다

 

 

 

 

오봉산 정상에 있는 안내도

 

 

 

 

천단에 올라

 

 

 

 

천단 뒷편은 이런 모습이다

일행들 기다리며 겉옷을 입었다

아 이쁜 철쭉

 

 

 

뒷모습을 찍어달라 부탁을 했다

 

 

 

 

 

 

여기가 멋진 포인트였는데

내가 원하는 그림은 아니라 아쉽다

 

 

 

내가 원한 사진은 이렇게 담겨지거나

 

 

 

혹은 이렇게 담겨지는 것이었다

 

 

 

 

 

걷기에 바빠 놓치고 지나간 그림

 

 

 

 

이런 좁은 도랑같은 길도 통과하고(알고보니 구멍바위)

 

 

 

 

이런 멋진 나무도 통과하고

 

 

 

오래된 나무라 이름표도 있었지만 이곳도 통과했다

빨리 걸어 체온을 유지하는게 중요해서리

 

 

 

 

비내리는 오봉산

 

 

 

철쭉도 비를 머금었다

 

 

 

 

소요대도 통과했다

 

 

 

 

 

멋진 나무와 세번째이던가?

 

 

 

 

하산하는 길도 요런 길이 많았다 ㅎ

 

 

 

 

산길 초보자시절이면 울었을거다 ㅎ

 

 

 

 

3시 25분, 청평사 도착

대학 1학년때 엠티왔던 곳이다

몇년만인지 원

 

 

 

 

 

기념하자며

 

 

 

 

 

비가 내리는 모습이 렌즈에 잡혔다

 

 

 

 

뱀이 사랑한 청년 동상과

 

 

 

 

그의 볼에 입맞추기

 

 

 

 

선착장에서

 

 

 

가로모드로

 

 

 

 

선착장에 있는 내가 원거리로 잡혔다

저기 서서 사진 찍자는 순간인듯

 

 

 

 

선착장에 이런 소녀상도 있었나보다

소양강처녀 동상이란다

슬퍼보인다

 

 

 

 

 

소양강댐 충효탑쪽으로 오르며

 

 

 

소양강처녀상 따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