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의 인연을 버리다,
포장이사를 대행해 주신 분들이 하신 말씀
<이렇게 오래된 가구와 집기들이 있는 집도 드물다>
하얀색으로의 변신은 8년전 내가 직접 페인트칠을 했으며
나에게로 온 것은 20년의 인연인 3단 장이다
원래는 화장거울이 있었으나,
결혼하면서 거울은 버렸고, 그 이후 나는
화장대 없이 지금까지 불편함 모른채 살고 있다
내 생애 첫 월급을 받고 지른 녀석이 오디오였고,
그 다음치가 저 녀석이었다.
좌측의 검정색 장농은 결혼하며 장만한 녀석인데
무겁고 틀어져있으니 왠만하면 버리고
다시 장만을 하라고 이삿짐 아저씨들이 말을 한다
멀쩡한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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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 방 가구들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과감히 거절했고
아이 아빠도 결혼하며 들인 세탁기도 바꾸라고 했지만
멀쩡한데 왜?로 거절했다
아이 방의 붙박이장 덕분에 수납공간은 늘어 좋은데,
베란다에 있던 추억들을 둘만한 공간이 부족하여
과감하게 20년된 인연을 재활용으로 내 놓고
6단장을 들여 놓았다.
지금 사진을 보니, 서랍을 열 수 있는 고리도 없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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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먼지들을 감수하고 내 사적인 짐들을 포장해 주는
그 분들께 고맙고 죄송하여 점심을 거하게 대접했다.
먼지에는 돼지고기가 최고니깐..ㅎㅎ
옆에서 살랑거리며 말을 툭툭 건네는 딸과 아들에게
희안한 녀석들이라면서, 말을 참 이쁘게 한다는 말도 해 주신 이방인들..
지난 10년 동안 내 집을 들어 온 다른 사람은
아이들 생일파티 아이들 친구 외에는
딱 두 명에 불과하니 (청와대 앞으로 이사한 ㅇㅇ엄마, 그리고 ㅇㅇ언니)
이방인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베란다 케케묵은 짐들과 그 속에서 나오는 먼지들을 보며 따리가 한마디 했다.
<도도하고 센척하더니, 완전히 ㅋㅋ>
헐. 내가 방 좀 치우라 했을 때마다 침대 밑으로 쑤셔 넣어,
제 방 짐을 포장한 아저씨가 죽다 살아났다라는 말을 했음에도
지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
48개의 100원짜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담배값하시라며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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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귀국전 모든 것을 셋팅하기 위해
날 밤 새가며, 커튼도 내가 달고 온갖 책들 정리까지 마쳤는데,
버린 것이 너무나도 많다,
사진은 침대를 들여오기전의 모습이다.
결혼하면서 마련한 침대에서 매트리스만 사용했었는데,
높은데서 자고 싶어 과감하게 버리고 질렀다.
2백만원 침대를 파는 곳 옆 가게에서 ㅋㅋ
침대가격도 천차만별임을 실감했다며..
2010/10/25 3단 장을 버리며,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