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5천원 치킨 불가능한가? 통큰치킨의 부활을 기대하며,
처음에 통큰치킨 판매보도를 보면서는 <대기업의 횡포>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1일 300마리 한정 판매라는 점을 알게되고,
제 생각을 변화시킨 것은
뉴스에서 보게 된, <길게 줄을 서 있는 대기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택시비 2천 4백원이 아깝다면서 추운 겨울에도 버스를 기다려 타고 다니는
노친네 생각이 났습니다. 공무원 뻔한 월급에 살 수 있는 방법은 아껴쓰는 것이라면서
라면 한 봉지에 소면국수까지 섞어 끓여주던 엄마가 생각났습니다.
홈플러스 지척에 두고도 경동시장 걸어가 장을 보던 어머니,
아마 판매기간중 이곳에 계셨다면,
개점 전 줄을 서서 대기표를 받아 5천원짜리 통닭 한마리 사들고 와
하교하는 손자들에게 먹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도 경동시장 거리만큼에 있습니다. 집값은 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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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미끼상품을 판매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기표를 받아들고 기다리는 동안 다른 상품에 관심을 가지라는 기획의도였을지는 모르겠으나,
뚜껑을 열고 보니,
정말이지 돈 천원에 벌벌떠는,
비비큐, 굽네는 너무 비싸 제대로 먹이지 못했던 할머니, 엄마들이 그 곳에 줄을 서 있었습니다.
뉴스화면에는 쇼핑카트를 잡은 손님보다는 장바구니를 들고 서 있거나,
빈 손으로 서 있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블루하우스 트위터의 한마디에 판매를 중단했다고도 합니다.
롯데마트측의 판매중지의 글을 보니, 나름 이유도 있어 보입니다.
그들 역시 통큰치킨 장례식후, 소비자들의 비난이 프랜차이즈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속내와 상관없이,
롯데마트.. 벌 만큼 벌었고, 통큰치킨 판매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기업입니다.
그저 지금껏 이익을 취한 만큼의 <사회적 봉사상품>이라는 개념으로
한정판 300마리, 5천원 판매.. 통큰치킨의 재림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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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간식해 주는 파출부(처음처럼, 접니다)가 없는 목요일 밤마다,
저희집은 비비큐를 배달주문하여 먹었더군요.. --;
성장기 아이들인지라, 한마리 갖고는 택도아리마셍입니다.
하지만 저 같아도, 아침부터 그 5천원 치킨을 사기위해 줄을 서는 수고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딸 아이는 가정시간에 배웠다며,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면서 길길이 날뛰더군요..
그제 밤에는 시청자로 전화하겠다더니만, 어제는 잠들기 전
엄마가 대신 말해달라고 하더이다.
대기표를 받고 집에 돌아 가 청소와 집안 일을 마친 후 치킨을 받으러 왔다는 주부님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저 그런 착한 엄마 아닙니다 --;
저는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돈>을 소중히 여기는 그 님들에게
골목상권으로 쳐들어 온 대기업에서 그 정도의 봉사상품은 제공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논리, 경제논리, 저는 그런 것 모릅니다.
영세업자들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했던가요..
뚜껑 열고 보니, 5천원 치킨에 목말랐던 그 분들은 그 영세업자들 보다도 더 소박한
대한민국의 할머니, 아줌마들이었습니다.
루이비통 백만원짜리를 오십만원에 한정판매한다하여(있지도 않겠지만)
줄 서 있는 그들과는 달랐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통큰치킨의 부활을 기대합니다.
여론에 의해 장례를 치룬 롯데마트는
부활을 기다리는 여론에 대해 침묵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통큰치킨의 부활이 어렵다면,
부활을 기다리는 여론으로 인해 비싸다고 인식되는 각종 프랜차이즈 튀긴 닭값이
인하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