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녹아내린 관악산,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낙성대역을 출발하여 정상을 찍고
서울대 공대 코스로 내려왔던 관악산
그 날 동행했던 그녀가 포함된 ㅇ토회 일원 4명과 관악산을 올랐다.
전일 학교축제 행사로 달달 떨었던 몸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나 때문에 일요일로 옮겼다는 ㅇ회장의 멘트 한마디에
<이건 아니쥐이..>하며 길을 나섰다.
몇해전 매대에서 몇만원,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5만원 넘었으면 안 샀을거라는 등산화를
이번 산행을 끝으로 장렬히 전사시킬 생각도 있었다.
10시 40분에 시계탑에서 출발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 비 예보 없었는데.. ㅠ
그래서 내 스타일 아닌 우산을 구매했다.
발목 짧은 양말이 신경쓰여
3천원짜리 양말도 하나 샀다.
점점 등산관련 용품들이 늘어가고 있다.
비가온다
그리고 내가 아는 그들이 온다
2학년 3학년 4학년의 조합이다
일명, 관악산 토론의 현장이다
배낭이 무겁다는 핑계로
계곡에 자리했다
다섯이 이병 막걸리와 일병 소주를 나누었다
석잔의 막걸리와 두잔의 소주를 마신 후 바라본 가을하늘
연주암에 도착했다
관악산 날다람쥐 임다르크는
급상승한 나의 체력을 보고 칭찬해 주었다 ㅎ
하지만 난,
사진도 찍으며 가고 싶었다구..흑 ㅋ
일행들과 맞추느라
찍고 싶은 포인트는 많았지만 패스..
연주암의 가을
중후한 색감의 가을그림
ㅇ회장 불공
요렇게 귀여운 동자승에게 바라는 마음
통일원종각에도 가을이 내렸다
연주암 식당에서 1천원 시주하고 2만원짜리의 산채비빔밥을 먹은후
10여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물론 셔터질을 선택했다
내 차림에서도 가을이 묻어난다
가을단청과 가을하늘 가을빛
늘 푸른 그것과 탈색후 생을 마감하는 그네들의 만남
대웅전 옆에 있는 공덕비
바람이 분다
그 바람 속에서도 여유로운 동자스님들
그 중에 쵝오^^
ㅇ덕님과 꼭 닮은 동자승이다 ㅎ
기와를 배경으로 단풍을 담아보고
산사를 배경으로 가을빛 담은 단풍을 담아본다,
이런,
정말 가을이다,
대웅전 측면에서의 가을
가을햇살을 투명하게 받아들인 붉은 잎 단풍
고혹적이다
소원을 비는 사람들
하산을 시작하기 전
잠웅군이 나를 담아주었다
저 바지 딸네미가 같이 입자며 꼬득여서 산 것인데
이번 산행에 잘 어울렸다 ㅎ
어떤 여인이 내 옆에 오더니
<저기요 정말 죄송한 질문인줄 아는데요,
입으신 바지, 어디서 산거예요?>라고 물었따 ㅎ
걸어가면서 순간 순간 틈을내어 담아본다
가을을
물에 담겨진 가을 역시 매력적이다
아, 이곳에서 좀 더 찍고 싶었는데.. 아쉽다
관악산 토론회에서 탄생한
황진이와 벽계수의 뒤태를 도촬했다
서울공대로 향하는 맞장토론의 대가들이다
**
10시 40분에 출발하여
계곡에서 토론회 30여분하고
연주암에서 식사와 자유시간을 가졌음에도
서울공대에 도착한 시간이
2시 40분이었으니
순수 산행길 소요시간은 3시간쯤이었나보다
관악산에서도 나는 이제
평균치로 걷는다 ㅎ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두부김치와 막걸리를 함께 했다
이제는 산행후 다리통증도 없다
아들이 물었다
<엄마는 산에 왜 가요?>
<응 건강을 위해서>
<아참, 질문을 잘못했네. 산행 문화에 대해서 물어볼껄>
때로는 아들과 맞장토론을 한다
논리로 맞서 내가 질때도 있다
엄마 피곤하니 초이는 피자먹자고 해주었다 (감동)
일주일에 단 한 번 함께하는 주말 저녁임에도
불량주부 나는 피자로 땜빵질했다
이렇게 2011년의 가을을
우리 가족도
견뎌주고 있다 (토닥토닥)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을 견뎌내었음을
훗날 추억할 수 있으리라
월요일 예비고사 준비를 하지못해
밤을샜고
허접한 ppt를 어설픈 애드립으로 땜빵했다
실전에는 이러지 말아야지..(불끈^^)
2011/10/16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