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결혼하던 그 날,
기자를 꿈꾸는 H가 그랬다.
여기에서 만난 인연들의 결혼식을 찾게 될줄은 몰랐다고 말이다.
매주 목요일 9시 30분부터 새벽 4시까지의 시간을 넉달이나 같이하면서
주제 관련 사전토론과 사후토론을 함께했던 인연들..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공존하여
서로의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때로는 아니잖아 반박하면서
정을 나눈 인연들..
그 안에서도 커플이 탄생하고,
그 안에서 중매쟁이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번 커플은 같은 기수인 J가 M에게
선배를 소개하여 1년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졸지에 형수로 모셔야한다며 웃는 J에게
S는 양복은 얻어입은거냐, 둘이 애낳고 돌잔치 할 때까지는
두 사람 전화는 받지 말라는 말로
모두를 웃겨 주었다.
소개해 준것으로 끝.
A/S는 못하겠다하라며..ㅎㅎ
가장 치열하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쌈질하는 기간이 신혼이지 않던가.
신랑이 J일보 기자라 하객중
나를 파출부로 만든 그녀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중매쟁이 J는 M본부 시험을 치르고 오느라
피로연이 끝나는 시간에 도착을 했고,
나는 취하자며 먹은 막걸리 마시고 울다 아침나절 잠들어
(근데, 그날 왜 울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눈을 뜨니, 12시 25분이었다.
국방회관 1시 결혼식인데, 순간 고민을 했다.
이 꼬라쥐로 갈 것인가 그냥 미안하다고 말 것인가?
머리는 질끈 묶고 고양이 세수하고 눈썹만 그렸다.
물한모금 마시지 못해, 생수 한 병 챙겨
택시 달려~하여 주례사 시작부분에 도착했다.
폐백에서 하던 신랑이 어머니 업어주기 이벤트가 있었고
신랑이 신부에게 사랑가를 불러주었다.
K는 나와 이름이 같은 딸아이와 함께 와주었고,
줌마들 셋과 기자지망생이 앉아
안철수 현상과 신촌냉면을 논하며 식사를 함께 했다.
국방회관에 주차된 K의 차에는 국방회관 주차싸인이 올려져 있었다.
운전석 위에 있던 주차싸인을 S가 정중앙으로 옮겨놓으며
<국방회관 택시>라고 했다.
또 다시 웃었다.
입구를 통과하며 헌병 아저씨한테
<헌병오빠 우리 국방회관택시 만들었다요~>라며
인사를 건넸더니,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헌병옵빠. ^^
모유수유를 하는 S를 먼저 보내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H 진로에 대해
심도있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밥할 시간되었다며 내가 먼저 일어나자 했다.
간만에 마시는 원두커피의 향도 좋았지만,
20년을 극복하여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음에 고마웠다.
막혔던 가슴이 뻥 뚫어짐을 느끼며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핸드폰을 열어, 내 블로그에 방명했다.
M, 결혼 축하해..
2011/12/11
- 처음처럼
단연코 순백의 신부가 짱이로세
신부에게 바치는 신랑의 세레나데
신랑이 엄니를 업다
국방회관 택시를 만든 S의 V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