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돌아보기,

착하게 사는것,

미친자유 2012. 3. 20. 09:51

 

 

 

 

 

 

  내가 컴앞 혹은 책을 볼때만 착용하던 안경을 종일 쓰게 된 계기는

  밤운전 때문이었다.

  레드셀리를 팔아치운 후에는 밤운전 할 일도 거의 없던 일이었다.

  버스번호가 멀리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불편함을 제외하고는 괜찮겠다싶어

  의도적인 안경탈의를한지 한 달쯤 되는가보다.

 

  생물학적 나이에 순응하는 눈밑 주름과 쌍거풀의 처짐현상

  그리고 다크써클을 과감히 내놓는데는 나름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다.

 

  춘분이라는 이름답게 따듯한 햇살로 오늘이 열렸다.

  지난 겨울을 나면서 따리는 독하고도 끔찍했던 일을 견뎌냈고

  오른손을 깁스한채 아드리는 2개월을 견디고 있다.

  나 역시 포도접시 이후 최고치를 겼뎌냈다.

 

  엄마라는 이름의 여자가 불쌍해서

  따리는 나에게 자기마저 대든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했다.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

  화를 내는 것은 건강한 일이라 해도, 엄마가 다 받아줄테니 하라해도

  <내가 건강해서 우리 가족 누군가가 아프다면 그건 건강한게 아니잖아>

  라고 했다.

  상대를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화를내는 법에 관해,

                                                                       내가 미안함에 대해 따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울며 겨울을 보냈다.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힘이 세다는 논리로 가끔씩 위협하는 지 오라비에 대한 대처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내가 불편한 존재임을 알게된 사실을 포함해 나를 이해하는,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는 따리에게 미안하다.

나도 이담에 엄마처럼 어디서나 당당해서 아무도 자기를 건드리지 못하게 할거라며

존경하는 사람 1순위로 나를 꼽아준 따리에게 나는 부끄럽다.

2순위는 아빠이고 3순위는 타워팰리스에서 살고있는 수원아저씨라고 했다.

 

지난주, 3학년 도덕 첫수업을 마치고 온 따리가 말했다.

<엄마, 도덕은 착하게 사는거래. '착하게'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데 사람들은 사는법을 모르는거래.>

'그래서 도덕을 배우는거라고 샘이 그랬어'라고 또랑또랑하게 말하는 따리와 착하게 사는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건강하게 화를 내는법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나를 통제하지 못하고, 나를 제어하지 못하고 어른이라는 이름,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쏟아냈던 나를 버렸다.

내가 속한 조직 어디에서든 불편한 존재라는 사실도 버리려 한다.

 

내가 죽을수는 없지 않은가?

매일 5킬로미터를 뛰며 마라톤을 할 때도 그랬었고, 지난 여름 산길을 걷기 시작할 때도 내 마음이 그랬었다.

 

죽지 않기 위해, 걷고 숨을 쉬며 술을 마셨다.

어깨를 짓누르는 고통으로 부황과 파스를 붙히며 보낸 재작년의 겨울보다는 건강해졌다고 나름 위로를 한다.

오랜만에 만난 수원오빠 언니가 좋아보인다며 말해준 것도 내게는 큰 위로이다.

 

 

 

          봄이다.

          다시 시작하는 봄,

          나를 다스리고 건강하게 이 봄을 맞으려한다.

 

          따리를 포함한 세 초이들도 건강한 봄이 되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그리고 나에게도 명령한다.

 

          쫄지말자 처음처럼!!

          화를 다스리고, 건강한 화를 내자,

 

 

          2012/03/20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