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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같은 시간이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다른..
그렇지만,
지나간 어느 날, 그 어떤 날과
같은 상황의 시간속입니다.
초이는 그야말로 오랜만에
철야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집에 돌아 온 아들에게
숙제는 없냐고 문은 잘 잠궜냐고..
치카하고 손닦고 태권도복 갈아입고 있으라고..
그런 통화로 아들의 안부를 며칠동안 확인했었습니다.
잦은 통화 덕분에 아들은
top of the world를 그럴싸하게 불러댑니다.
제 핸드폰 통화연결음악입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샘순이 따리는
말도 안되지만, 입 크게 벌리고
따라 불러봅니다.
야근중인 초이에게 전화로 그들의 노래를
보내 봅니다.
그렇게 하루 한 번은 크게 웃어 봅니다.
하지만 오늘 난,
숙제있음에도 없다고 거짓을 말 한 아이에게
최악의 화와 매를 들었고,
수업중에 했어야할 교과활동을 백지로 들고 온
아이에게
너로 인해 우리 셋이 저녁을 굶는 것을
선포해야했습니다.
무엇을 써야할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느라
못했다던 녀석이 5분여만에
백지를 채워넣었습니다.
굶식을 선포하고 화가 나 방에 드러 누우니
아이는 웃으며 비상식량을 찾아 먹었습니다.
(치토스)
따리는 속상해 누운 에미 옆으로 누워,
울먹입니다.
네가 왜 우느냐 다그치니,
<오빠가 공부를 안해서 우리가 밥을 못먹으니
속상해서 울어..> 대답합니다.
에미는 속이 끓어 속상하고,
밥할줄 아는 권력에 당하고만 아이들은
제들끼리 단합하여 사이좋게
놀았습니다.
<아빠, 무조건 빨리와!! 당장 와!!>
에미의 냉냉함을 피해
아이들은 초이에게 전화를 했지만,
아빠도 아이를 도울 수는 없었습니다.
<엄마, 앞으론 잘할게요.. 그러니깐 밥 주세요.. 네?>
이 한마디만을 기다렸는데,
아이는 끝내, 미안하다는 말만을 남기고
잠들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뺨을 부비며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빈속 찬 우유, 헹여 체할까
전자레인지에 돌려
씹어 먹으라며 주었습니다.
씹어 먹으며,
아이는 우유를 벌컥벌컥 삼켰습니다.
아침엔,
죽을 끓여야겠습니다.
절나 배고픕니다.. ㅡ.ㅡ
* 정기검진 놓치고 재예약 하니, 내년 3월이나야 된다는 것을,
다음주로 예약해 준 모님에게 기록으로 감사를 남깁니다.
2002년 사진은 통째로 잃어버려, 2003년 5월 5일 사진을 올려 놓습니다.
조만했던 녀석들이 이제는 제 키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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