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돌아보기,

11년전 이맘때의 일기

미친자유 2013. 11. 12. 16:00

 

 

 

 

 

 

 

 

 

 

 

 

 

 

 

 

 

 

 

 

늘 같은 시간이지만,

오늘은 다른 날과는 다른..

그렇지만,

 

지나간 어느 날, 그 어떤 날과

같은 상황의 시간속입니다.

 

초이는 그야말로 오랜만에

철야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집에 돌아 온 아들에게

숙제는 없냐고 문은 잘 잠궜냐고..

치카하고 손닦고 태권도복 갈아입고 있으라고.. 

 

그런 통화로 아들의 안부를 며칠동안 확인했었습니다.

   

잦은 통화 덕분에 아들은

top of the world를 그럴싸하게 불러댑니다.

제 핸드폰 통화연결음악입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샘순이 따리는

말도 안되지만, 입 크게 벌리고

따라 불러봅니다.

 

야근중인 초이에게 전화로 그들의 노래를

보내 봅니다. 

 

그렇게 하루 한 번은 크게 웃어 봅니다.

 

하지만 오늘 난,

 

숙제있음에도 없다고 거짓을 말 한 아이에게

최악의 화와 매를 들었고,

 

수업중에 했어야할 교과활동을 백지로 들고 온

아이에게

 

너로 인해 우리 셋이 저녁을 굶는 것을

선포해야했습니다.

 

무엇을 써야할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느라

못했다던 녀석이 5분여만에

백지를 채워넣었습니다.

 

굶식을 선포하고 화가 나 방에 드러 누우니

아이는 웃으며 비상식량을 찾아 먹었습니다.

(치토스)

 

따리는 속상해 누운 에미 옆으로 누워,

울먹입니다. 

네가 왜 우느냐 다그치니,

 

<오빠가 공부를 안해서 우리가 밥을 못먹으니

속상해서 울어..> 대답합니다.

 

에미는 속이 끓어 속상하고,

밥할줄 아는 권력에 당하고만 아이들은

제들끼리 단합하여 사이좋게

놀았습니다.

 

<아빠, 무조건 빨리와!! 당장 와!!>

 

에미의 냉냉함을 피해

아이들은 초이에게 전화를 했지만,

아빠도 아이를 도울 수는 없었습니다.

 

<엄마, 앞으론 잘할게요.. 그러니깐 밥 주세요.. ?>

 

이 한마디만을 기다렸는데,

아이는 끝내, 미안하다는 말만을 남기고

잠들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뺨을 부비며 뽀뽀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빈속 찬 우유, 헹여 체할까

전자레인지에 돌려

씹어 먹으라며 주었습니다.

 

씹어 먹으며,

아이는 우유를 벌컥벌컥 삼켰습니다.

 

아침엔,

죽을 끓여야겠습니다.

  

절나 배고픕니다.. .

 

 

*   정기검진 놓치고 재예약 하니, 내년 3월이나야 된다는 것을,

    다음주로 예약해 준 모님에게 기록으로 감사를 남깁니다.

 

 

2002년 사진은 통째로 잃어버려, 2003년 5월 5일 사진을 올려 놓습니다.

조만했던 녀석들이 이제는 제 키를 훌쩍 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