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마지막 구간 우이령길구간을 남겨놓고
사전예약을 해야했으나, 한 달전 부터 만석이라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토요일 오전에 학교행사로 갔던 배봉산은 뒷동산만큼의 마실가기 좋은 산이었기에
근질거리는 다리를 풀어주기 위해 검단산을 목표로 집을 나섰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의 일정이었던 ㅇㅇ 회의는
저녁 9시가 넘어서야 끝이났고,
<일병 소주>와 <일병 막걸리>를 만난후 자고 일어나니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소파에 누워 테레비 재방 보다가 잠이드는 것 보다는 좋겠다싶어 길을 나섰다.
지난 8월 6일 등산초보의 명찰을 달고 갔던 검단산은
아무리 사진을 찍으며 올랐다해도 5시간이나 걸렸었는데(보통 3시간 10분 코스)
북한산 둘레길 걷기가 얼만큼의 심장과 다리를 만들어 주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2개월만에 검단산 재도전 결과는 과연..? ^^
광역버스 9301번을 20여분 기다리며
정류장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검단산 입구, 애니매이션고등학교까지
1시간쯤 소요되었다
지난번에는 유길준 묘소방향으로 올라가
현충탑방향으로 내려왔으니
이번엔 반대로 시도했다
현충탑 방향으로 오르는 수많은 등산객들
스키부츠처럼 등산화도 에어클리너(내가 붙힌 이름)가 있다며..ㅎ
더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
가을맞이 손님들이 꽤 많았다
아직은 아닌듯한 가을 산 길이다
빽빽한 나무 길을 걷는다
더덕을 손질하고 계시는 주인님께 촬영허락을 받았다
더덕향이 참 좋았다
정선 더덕이란다
이번엔 고추와 파, 야채가게이다
부자지간의 대화를 엿듣는게 싫어서
한 템포 내가 멈춰섰다
엿들은게 아니라, 저절로 들리는걸 어쩌라구..
이사를 생각하고 계시는듯했다
아들이 거기에도 피씨방 있냐고 물었따 ^^
또 다른 야채가게다
색이 참 곱다
옥수수를 파는 집도 있고, 장수막걸리를 파는 가판도 있다
나는 또 현충탑을 놓쳤나보다
막걸리 판매대를 지나니 좌회전하면 검단산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그리고 자연속 등산용품 판매점
얼만큼의 체력지수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부자지간을 포함한 가족이었다
둘째 아들은 6학년이라 했다
처음으로 등산객에게 말을 건네본 것이다 ㅎ
순간의 셔터질을 하면서 걸어도
계속 이 가족의 뒤를 걷게 되었다
하산하는 님들도 꽤..
돌멩이 의자에 앉아 쉼을 선택한 그녀
이 많은 돌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싱아버젼이다)
친구와 혹은 가족과
아니면 혼자 걷는 이들이 공존하는 길이다
검단산 나무들의 이파리는 아직 물들기 전이었지만
오가는 등산객들의 등산복 색깔보는 재미가 솔솔했다
이어지는 오르막에서 좌회전을 한다
지난번 하산할 때 와 본 길이지만 정확하게 기억나는 구간이다
나는 이곳에서 나비를 만나 카메라에 담았었고
좌측엔 요상하게 생긴 나무가 있을 것이며
우회전하기 직전 코너에
소망의 탑이 있을 것이다
손을 잡고 걷는 가족도 있다
다시 그 가족중 모자지간이다
소망의 탑을 향해 걷고 있다
이 지점도 내가 쵝오의 사진으로 골랐던
그 휴식이 있는 자리였음을 기억해 낸다
절반 이상은 온 모양이다
가을빛이 눈부시게 들어왔다
그 빛속으로 여심들이 걷고있다
앞에 보이는 곳은 곱돌약수터이다
그때의 그 시계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
안개 속으로 도심의 아파트가 보인다
내가 선 곳은 곱돌약수터.. 조금 더 가면 헬기장이 있을 것이다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혼자 걷는 그녀에게 용기를!
평지에는 쉼을 선택한 등산객들이 있다
끊임없는 오르막
끊임없는 등산객
제각기의 모습으로 다른 색 옷을 입은 그네들이
저마다 다른 생각으로 산을 오른다
내가 이런 길을 어찌 올랐나싶다
내가 온 길을 뒤돌아본다
기형으로 자란 나무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또 다른 시선에서 같은 길을 바라본다
다리 아파 힘들어 못가겠다는 초딩 아들을 독려하는 아빠를 지나쳐 왔다
힘내라, 아들
장하다, 아들
정상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자리깔고 쉬는 님들이 많이 보인다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봐야, 657고지다 ㅎ
계단으로 정상을 향한다
나를 노래하게 만들었던, 떡갈나무 잎도 자체 염색을 했다
하산하는 분들
드디어 정상이다
지난번 8. 6 검단산행이 운이 좋았음을 느끼게 된다
안개로 시야가 그리 좋지 않다
누군가 말한다
아무나 보는게 아니라면서 ^^
두물머리까지 보이는 날
다시 오리니..^^
검단산 정상 비석이 쵝오 인기다
사진 찍을새 없이
모델들이 바뀌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아랫동네 입구에서 1천원하던 아이스케키는 500원이 더해진 가격이다
서울장수막걸리
마트에서 1,100원짜리가 검단산 정상에서는 3배 이상으로 잘도 팔린다 ^^
한 대접에 1천원이다
수많은 고객들의 막걸리는 어찌 운반하나 했더니
수많은 고객들의 일부는 막걸리 10병씩 갖고 올라와 팔고 가더라며..^^
누가 생각한 발상인지, 기발하다.
지게값으로 얼마의 이득을 챙기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한 병당 5백원을 챙겨도
1천원을 챙겨도
둘 다 모두 괜찮은 시스템이니 말이다
아드리가 정상주는 꼭 마시라고 했는데,
3배 가격에 끄억하고 하산하여 마시기로 결정..^^
정상은 점점 만원이 되어간다
커피 끊은지 몇개월이 되었지만, 당이 떨어질까싶어 담아온 커피믹스를 마저 마시고
유길준 묘소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가을너머에 가을에 취한 그들이 보인다
연인도 있고, 동호회 모임도 있다
갈대 옆에 서 본다
소망의 탑 위에도 가을이 떨어질 준비를 하고있다
3.25Km를 가야한다
나무를 벗삼아 쉬고 있는 그녀를 도촬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찍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뒷태에도 초상권이 있다면야 모..^^;
하산하는 님들이 너무 많아
엑셀도 브레이크도 밟을 필요가 없다
앞에서 가면 가는거다
팔당대교와 한강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역시 안개가 문제다
돌길이 아니라, 다행이다
비가 한 번 와주면 촉촉함이 느껴질 것 같다
산 길에도 가끔은 에센스가 필요해..^^
또 다른 이정표
좌회전하면 직하강 코스를 만난다
작게 물든 단풍 속으로 가을남자가 걸어간다
이쪽은 제법 물이 들었다
단풍이다
그리고 또 솔로그녀
이쪽 코스로 오르는 분들도 참 많다
연세가 드신 어머님이다
대략 60쯤?
애완견을 동반한 등산객을 3명 만났다
오르막에서는 사람만 힘든게 아니었다
나를 지나쳐간 강아지가 헥헥거리는 소리를 듣고
<아, 개쉐이도 힘들구나>생각했따,
혼자 걷는 그녀가 오신다
유길준 묘소이다
그리고 다시 돌길 등장이다
발디딜 곳을 잘 찾아,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내려간다
멋쟁이 그녀가 오고 있다
소나무 향이 참 좋다
도로 가운에 돌멩이 섬이 하나 있다
강아지풀도 가을이다
검단산은 전생이 돌멩이였던가보다 ^^
무릎통증을 참고 한걸음씩
그래도 아스팔트 길보다 천 배는 좋다 ^^
입구에 도착했다
전일주차 2천원, 싸다
ㅇㅇㅇ 매장 앞에 놓여진 앙증맞은 텐트
강아지 텐트라면 딱이겠다 ^^
**
10:30~12:10 오르기에 1시간 40분
12:30~13:55 내려오기에 1시간 25분으로
총 3시간 5분이 소요되었다.
심장기능은 표준치가 되어있으나,
나의 문제는 <하산시 무릎>임을 깨달았다.
상체의 체중을 더 감량해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다.
하체를 살찌우는 방법은 평생 실패했으니,
상체를 빼는 법이 최선이다.
지난 8월 6일 초행 검단산 산행이
4시간 45분 걸린 것에 비하면
북한산 둘레길 20구간 63킬로미터를
걸어낸 효과는 있나보다.
2011/10/09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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