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나는 나 혼자가 아닙니다
이곳에서 나는 당신의 당신입니다
고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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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글자는,
시인 고은님이
사람의 숲 헤이리에 기증한 자필 글자들입니다
자유로를 달려 통일전망대를 향하다 보면,
헤이리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고 하더군요..
헤이리마을도 이곳 파란사진매니아님들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곳중, 하나가 된 헤이리마을,
그곳에선 낙엽 태우는 냄새와
이름에서 풍기는 헤이즐넛향이 어우러져,
겨울문턱에 와 있는 이 계절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상상을 해 봅니다
무채색 건물벽의 색감과
고은님의 글자들,
그리고
이름모를 나무의 그림자가
한 폭의 이쁜 그림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림속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곳 파란에서
나는 나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이곳 파란에서
나는
당신의 당신이었습니다
악수를 하며, 체온을 교환할 수는 없지만,
전선을 타고 흐르는,
혹은 무선으로 교감하는
모니터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고,
당신을 만납니다
님은 어떠셨나요..?
2004/11/16
- 미친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