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전 확인한 일기예보는 영상 7도에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고 했었다.
식구들이 먹을 수 있는 두 끼니를 챙겨두고 집을 나오면서 비를 피할 수 있는 도구 몇가지
-W가 선물한 우모와 MU표 비가리개 치마-를 챙기고 완결판으로 우산을 넣었다.
오후라 했으니 산행중 우산 펼 일이 없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습도에 대비해 반팔 셔츠를 입었다.
집을 나서니 웬걸. 우산 든 행인들이 보인다. ㅎ
비가 온다하여 산행이 취소될 일은 없을테고
지난번처럼 서울대공원 둘레길로 우회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전철역을 향했다.
집결시간 5분전 사당역에 도착하니 이미 두 명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5번출구 밖에서도 일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와서 가락시장을 기대했던 H양의 바람도
그리고 둘레길을 기대했던 나의 바람은 봄비처럼 오는 겨울비에 묻혀 버리고
리딩대장이 알고 있다는 오두막을 향해 전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내가 둘레길을 생각했던건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비를 피해 무언가를 나누며 웃을 수 있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근데 진짜 궁금했다. 관악산길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가 있다뉘..(기대 반 호기심 반ㅋㅋ)
첫번째 깔딱을 오르자 H양의 막꼴리 제안이 있었다.
아 H라는 이니셜을 적을 이유가 없겠다.
참가자중 H는 성도 이름도 그녀뿐이당~ㅋㅋ
여기에 갑군의 변론이 크게 작용했을 뿐이다.
여기에서 쉬지 않으면 H양의 차기 산행은 없을거라는 변론~~ㅎ
그래서 우리는 스탠딩산상파뤼를 열었다.
대박 막꼴리 등장하시고 기대했던 H양표 갈치속젓에 쌈배추 그리고 표주박이 납셨다.
수제 동그랑땡을 마지막으로 스탠딩파뤼는 마무리되었고 다시 이동~
우리가 모두 알던 그 포인트(쉿 비밀)에서 리딩은 다른 길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등산로가 아니니 돌아가라는 현수막을 두 번이나 만났지만, 패스했다.
다시 가라면 찾아갈 수 있을까? ㅎㅎ (리딩대장 며느리도 모르니, 나도 모를 일이다)
시작한 산행이니 만큼 적당량의 운동량을 제공한 리딩의 안목을
점심식사후 하산하면서 알게 되었다는 것만 밝힐 수 있겠다..ㅋㅋ
도착한 원두막은 고스톱에 다트판까지 만났던 삼성산 원두막과 흡사했다.
원두막 천정엔 푹신한 방석도 있었고, 빨래하여 말릴 수 있는 옷걸이도 비치되어 있었다.
비가 아니라 바람이었다면, 천정에 올려져 있는 비닐을 내리면 딱이었을 것이다.
제작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누군인지 모를 다음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녀)의 마음을 나누는 기쁨까지 공유~~ 건!배!~
버너 하나에 쉐프되어 12명을 먹여 살리느라 세 번에 라면을 끓여준
오랜지기 친구는 내리는 비에 옷이 다 젖었다.
비오는 관악산에 쉬야 거름 뿌려주고.. 이동 결정
관악산을 인증하자며 국기봉에 올랐다.
비에 젖은 태극기가 봉에 말려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누군가 바람을 이기는 파워로 태극기를 풀어헤쳤다.
각자 인증, 단체 인증 마치고 여유로운 하산..
10시 30분에 시작한 산걸음이 사당역에 3시 넘어 도달했으니
적어도 3시간은 빗속 산길을 걸었으리라..
45kg에 만나 49kg된 마나님을 구박했던 마라토너 J군이 나의 배낭 셔틀을 해 준 덕분에
우산만 달랑 들고 스틱 없이도 빗소리를 만끽하며 즐거운 산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과한 친절은 불편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
아놔 내가 내 배낭 지퍼도 못 잠그냐고요~~~
내가 못하는 일은 정중하게 부탁을 한단말이지요~~~
다음날도 아드리는 어머니 산에 안가시냐며
올해는 100산행 목표라했다면서 재촉했지만,
산행공지가 없어서 패스~
쌤님 산악회는 딥따리 빨라서 엄두가 안나 패스~
2015/02/21
- 처음처럼
우산을 들고 오르는 관악산길
과도한 칼라풀이로세 ㅡ.ㅡ
비젖은 낙엽을 찍은 이도 있었고
자동발광 ㅎ
비 내리는 관악산 정상급 언저리에 이런 원두막이 있다니..ㅎ
20년지기가 끓여준 라면 흡입~
그리고 줄지어 하산
추워져서 겉옷 입고~
국기봉에서 간만에 연아느님 포즈~
바람 꽤나 불어대
우산은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모자 색깔에 우산맞춰 나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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