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나를 꼼짝도 못하게 했던 mbc 놀러와의 세시봉콘서트,
새벽 1시가 되어 끝난 방송 직후, 아들이 내게 물었다
<엄마, 왜 그렇게 기분이 좋으세요?>
<엄마가 좋아했던 음악을 오랜만에 보고 들어서..>
<그럼, 술 한 잔 하시면 더 좋으시겠네요?>
<헐, 술이 없따.. 아쉽네ㅎㅎ>
평소에 보지 않는 <놀러와>를 보게된 것은 정말이지 우연이었지만, 행운이었다.
오늘 밤 역시 11시 15분에 설특집으로 세시봉 콘서트 특집을 방송한다하니
벌써부터 기분 좋은 밤이다
예고편을 보니, 이장희님도 등장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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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트윈폴리오,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양희은, 김민기님을 향한 사랑은 대학부터였다
웨딩케익, 하얀손수건을 비롯한 주옥같은 가사말과 어우러지는 노래말이
참으로 좋았으며,
아침이슬, 아름다운 것들, 그리고 동요메들리(초록바다, 섬짐아기 등)를
캠퍼스 벤취에 앉아 친구 셋과 함께 자주 불렀던 기억이다
둘은 멜로디, 둘은 화음을 넣어 부르곤 했었는데,
어느 날은 뒤에서 듣던 남학생이 콜라(디스코텍 사이즈 작은 것) 네 병을
노래 들은 값이라며 건네주었던 기억까지 새록 떠오르게 한
세시봉 콘서트..
모두 환갑을 넘은 나이,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님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트윈폴리오가 처음엔 트리오였음을 증명하는 이익균님의 등장도 신선했으며,
이익균님의 중저음은 매혹적이었으며, 방청석의 앵콜을 받을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며 화음을 넣은 윤형주님은
양희은님 암투병시 병원비를 모금하는 진정한 오라버니 역할을 했었다고 한다.
시원하고 아름답게 <푸르른 날>을 불러주는 송창식님의 등장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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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대화 끝 내가 아들에게 한 말,
<네가 30년후에 지금 네가 좋아하는 2 am의 노래를 듣는 기분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까?>
하지만 물음표를 던진다.
내 아이들이 30년 후에 만난 추억의 노래와 가수를 만나,
어제의 나처럼 감동할 수 있을지 말이다,
나의 그 시절엔 다른 것이 없었다.
마이마이에 넣어 듣던 카세트테이프의 음악이 전부였고,
김기덕님과 김광한님이 들려주던 팝송이 모두였으며, 이종환님의 별밤이 끝이었다.
라디오를 들으며 녹음버튼을 눌러 다시듣기를 하고,
레코드가게에 녹음목록을 적어 가
내 취향의 음악을 순서대로 들을 수 있던 시절에 서 있던 나는,
요즘처럼 연이어 대박치는 드라마도 없었고, 인터넷도 없던 세상이었기에
그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에 올인하여 눈물 흘리며 사랑했던 것일지 모를 일이다,
2011/02/01
- 처음처럼
오랜만에 들은 <좋은걸 어떡해>
윤형주님이 신인가수상을 수상한 노래 <옛친구>
Green Green Grass of Home
한번쯤 말을 걸겠지, 언제쯤일까? 언제쯤일까?
1월 말, 군대영장이 나오는 바람에 2월 2일 첫 방송출연을 하지 못했다는 이익균님의 등장
43년만에 함께하는 무대
지난 추석 특집방송중, 이하늘님이 들으면서 눈물 흘렸다는 웨딩케익의 가사 전문이다
이제 밤도 깊어 고요한데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잠 못 이루고 깨어나서 창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사람은 간 곳이 없고 외로이 남아 있는 저 웨딩케익
그 누가 두고 갔나 나는 가네 서글픈 나의 사랑이여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사랑치 않는 사람에게로
마지막 한번만 그대 모습 보게 하여 주오 사랑아
아픈 내 마음도 모르는 채 멀리서 들려오는 무정한 새벽 종소리
행여나 아쉬움에 그리움에 그대 모습 보일까 창밖을 내어다 봐도
이미 사라져 버린 그 모습 어디서나 찾을 수 없어
남겨진 웨딩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남겨진 웨딩케익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리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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