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할 꿈]
스물두살에 결혼해 24년동안 월급쟁이 맞벌이부부로 살다,
얼마전 타워팰리스 3차 69평에 입주한 마흔여섯의 그녀가
[타워팰리스의 입성기]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일이 기사화되었다
'단숨에 부자되는 법이란 없고, 부자가 되는 멀고 더딘 길이 있을 뿐이다'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금반지를 예물로 마련한 후
남는 돈을 챙겨서 일단 굴리기 시작하라'
'목표는 반드시 ‘10년 안에 32평 아파트 장만’처럼 구체적으로 세우라''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끄트머리에 서서 그들의 습관과 행동을 배우라'
이처럼 그녀의 책속에는 부자되기 위한 조언이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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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의 저 높은 빌딩이 그곳이리라 짐작을 해 본다
재벌사 며느리의 은신처도 그곳이었다고 보도되었던적이 있었던 것 같다
20여년을 넘게 알뜰살뜰히 아껴쓰며 저축하고,
눈사람처럼 돈을 굴려, 큰덩어리의 돈을 갖게 된,
그녀를 탓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싯가 얼마나 돈을 들여야, 저 빌딩속에서 잠을 자고
배설할 수 있는 공간이 내 이름으로 등기내어 지는지도
나는 관심이 없다
모든 생물체들은 꿈을 갖고 생명을 유지한다
담벼락 밑에 작은구멍속에 숨겨진 개미의 집에서도
개미들은 일용할 양식을 꿈꾸며,
번식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수억이라 짐작되는 저높은 곳에서
살아 숨쉬는 그들의 애견을 포함한 타워족들,
그들 역시 꿈을 꾸며 살아왔을 것이다
저마다 다른 꿈들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이 하 변하여
월급쟁이로 타워족에 입성한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고,
그것이 기사화되는 작금,
내게 있어
그저 내게있어 저 사진은
황혼속에 카메라 렌즈속에 타는듯한 붉음으로 들어 온,
피사의 사탑같은 존재일뿐이다
내게 있어
그저 내게있어 내 작은 꿈은
황토마루도 아니고, 무늬목장판도 아닌
자연그대로의 마룻바닥에 앉아
흙냄새 나는 마당에서 자라는
연초록의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며
똥강아지 다니면서 아무대나 똥을 사대도,
코막고 똥을 치우면서 개밥을 주는 것이다
그래도, 뒷간만큼은 비데는 아니더라도,
수세식이면 좋겠다는 젠장할 꿈,,,
'꿈은 이루어집니다. 단, 바라는 만큼만, 노력하는 만큼만...'
타워팰리스에 입성한 그녀가 말한대로,
내 바램만큼, 내가 노력하면 될일이다
200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