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에서오다,

1968년 이야기

미친자유 2012. 7. 1. 15:59

 

 

 

 

 

 

 

 

 

 

어제 아는 님으로 부터

책 두 권을 받았다

 

엊그제 도착한 시집을 포함하여

그님께로 부터 총 세 권의 책을 받은 셈이다

 

 

자서전으로 엮어진 한 권의 책 속에서 발견한

1968년의 글자들로 부터,

2005년의 지금까지 왔음을 발견하고,

그 시절의 이야기를

글 쓰신 님의 허락없이 옮겨 본다

 

 

인분을 먹인 2005년 보다는,

그래도 양호했던 1968년이었다

 

 

2005/03/04  

 

 

- 처음처럼

 

 

 

**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우리 중대장은 육사16기 춮신으로 까다롭기에는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비상을 걸었다.  전 중대원을 모여 놓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변소에 들어가 떨어진 종이를 하나씩

들고 나오라는 것이다.  나도 변소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들고 나와 한 줄로 섰다.

 

한참 훈시를 하던 그 분은 맨 앞으로 가더니 들고 온

휴지를 입에다 쳐 넣는 것이 아닌가.  큰일이었다.

그 더러운 것을 입에다 넣다니.  내 차례가 점점 다가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그 때 본부에서 고참인 김 병장의 소리가 들려 왔다.

 

"최 일병! 대대에서 전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우물쭈물 하는 나를 본 중대장은

빨리 가라고 하였다.  모면했다는 안도감에 부리나케 가 보니

그 전화는 진짜가 아니었다.  동해가 고향인 김 병장이

같은 고향이라 위기에서 구해 준 것이다.

 

그 뒤 이야기는 말 할 필요가 없다.  더러운 종이를

입에 집어넣은 사람들은 3일 동안 밥을 먹지 못할

정도였으니.  물론 다시는 변소가 지저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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