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는 님으로 부터
책 두 권을 받았다
엊그제 도착한 시집을 포함하여
그님께로 부터 총 세 권의 책을 받은 셈이다
자서전으로 엮어진 한 권의 책 속에서 발견한
1968년의 글자들로 부터,
2005년의 지금까지 왔음을 발견하고,
그 시절의 이야기를
글 쓰신 님의 허락없이 옮겨 본다
인분을 먹인 2005년 보다는,
그래도 양호했던 1968년이었다
2005/03/04
- 처음처럼
**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우리 중대장은 육사16기 춮신으로 까다롭기에는
누구에게도 지지않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비상을 걸었다. 전 중대원을 모여 놓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변소에 들어가 떨어진 종이를 하나씩
들고 나오라는 것이다. 나도 변소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들고 나와 한 줄로 섰다.
한참 훈시를 하던 그 분은 맨 앞으로 가더니 들고 온
휴지를 입에다 쳐 넣는 것이 아닌가. 큰일이었다.
그 더러운 것을 입에다 넣다니. 내 차례가 점점 다가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그 때 본부에서 고참인 김 병장의 소리가 들려 왔다.
"최 일병! 대대에서 전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우물쭈물 하는 나를 본 중대장은
빨리 가라고 하였다. 모면했다는 안도감에 부리나케 가 보니
그 전화는 진짜가 아니었다. 동해가 고향인 김 병장이
같은 고향이라 위기에서 구해 준 것이다.
그 뒤 이야기는 말 할 필요가 없다. 더러운 종이를
입에 집어넣은 사람들은 3일 동안 밥을 먹지 못할
정도였으니. 물론 다시는 변소가 지저분하지 않았다.
'파란에서오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수 갓김치를 받다, (0) | 2012.07.01 |
---|---|
떠나자 지중해로, (0) | 2012.07.01 |
길은정 애가 (0) | 2012.07.01 |
칡술 (0) | 2012.07.01 |
앉은뱅이 스케이트, (0) | 2012.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