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에서오다,

님들에게,

미친자유 2012. 7. 2. 00:27

 

 

 

 

123

 

 

 

 

 

 

 

 

12색상 색종이에서

선택받지 못해 항상 남아 버렸던,

황토색에게 미안하여,

오늘 아침, 황토색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색깔의 색종이로

지인들에게 기억될지도 생각해 봅니다

 

 

 

**

 

 

미운오리새끼 생활이 딱 열흘 남았습니다

동화속 이야기처럼, 백조가 될지

아니면, 그냥 오리처럼 살아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마케팅을 잘 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거든요..

 

 

 

**

 

 

미운오리생활하면서

좋았던 점은,

 

그간 보지 못했던 영화를,

오씨엔을 통해 밤낮 구별없이

시청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마음에서 떨어지는 글자들을

사이버공간에 털어낼 수 있는 시간들이

충분했으며

 

마음가는 블로그에서

이쁜사진과 그림, 글자들에 코멘트하는

시간들이 다른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의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4월이 되면,

분명 바뀔텐데, 이 공간을 어찌 유지할지

그것도 고민스럽긴 합니다

 

색종이놀이로 블로그대문은 봄단장 한 것 같으니,

서둘러 여름을 준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Marketing..

제목입력란에 'Marketing'이라고 적었었습니다

 

어제 2호선 전철,

제가 당분간 이용하게 될 이동수단입니다

 

B사를 가던 길,

어느 순간 사르르

전철 안에 음악이 흘러 나오더군요..

 

 

나나나나..  허밍으로 따라 부르면서

(옆사람 조금 들려도 상관안한답니다.. ㅡ.ㅡ)

'추억의팝송' 판매하는 님이 승차를 했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왠일..?

시각장애인 아저씨가

손에 작은플라스틱바구니를 들고

전철차량 끝에서 끝으로 이동중이시더군요.. ㅡ.ㅡ

 

 

아, 대단한 마케팅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이런 류의 찬송가에 익숙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접근이었습니다

 

 

비기독교신자들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음악이었으니깐요..

(나만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ㅡ.ㅡ)

 

mind가 아닌 heart로 접근한 마케팅..

새로워 보였습니다..

 

 

**

 

 

강변역을 지나자,

또 다른 시각장애인의 마케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등록증과 장애인증을 복사하여

자신의 사연을 초등학생 필체로

간단하게 적어 코팅한 접근방식..

 

 

옆에 앉은 님의 그것을 흘깃보니,

14장을 적은 것이 아니라,

원본을 13장으로 복사코팅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주민등록번호의 도용을 막고자,

뒷자리 5개는 가리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어제는 만나지 못했지만,

2호선에서 가끔 만나는 할아버지도 계십니다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한 할머니의 수술비와

입원비를 도와달라고 빠른 속도로 큰 음성으로

차량내를 왕복하며 말씀만 하시는 님이십니다..

 

 

장애인님들의 일상을 흉보려는 기록은 아닙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참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어제 2호선의 짧은 생각을

차량내에서 들었던 음악과 함께

이곳에 저장해 둡니다

 

봄 비 그친 도심,

고즈넉한 저수지에서는

연두색 새순이 봉긋 올랐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 봅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가 되시길요..

 

 

2005/03/22

 

 

- 미친자유

 

 

Take it easy with me, please

Touch me gently like a summer evening breeze

Take your time, make it slow

Andante, Andante

Just let the feeling g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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