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5학년으로 기억되는 그 해 성탄전야를 댕댕거리는 괘종시계 소리를 들어가며 뜬 눈으로 거의 샜던 기억이다.
싼타할아버지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내게 온 싼타는 4학년 성탄이 마지막이었다.
설탕값이 오른다는 보도에 엄마는 내 저금통을 털어 삼양설탕을 사놓았었다. 아마도 그 해가 5학년때 였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내 마음은 편하겠지.
내 아이들에게 싼타노릇은 캐나다 싼타편지를 보내주면서까지 재작년까지는 했었다. 아드리는 초 6까지 싼타를 믿었고, 따리는 중 1까지 믿어줬다. 오라비는 동생의 순심을 위해 모른척 해 주었다.
내 평생 단 한 번 와주었던 싼타는 이제 없다. 그리고 이제 싼타노릇도 끝이다.
초이는 일하러 나가고 아드리는 도서관 간다했지만 피씨방도 들렸을테고 따리는 친구들과 찜질방 나들이 간 성탄 휴일 산길을 작정하고 쉬어보는 날이다.
간만에 소파에 옆구리 붙히고 채널 돌려가며 tv를 보다가 지난 일기 읽으러 왱왱거리는 노트북을 켜본다.
기다림이 있을 때가 행복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메리크리스마스~ ^^
2012/12/25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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