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6월 8일(토)에 발생했으니,
고인은 어제 장례를 치뤘을 것이다. ㅡ.ㅡ
이동하는 버스 뒷편 좌석에서 K시에 산다는 짧은 인사말을 들었고
얼굴도 확인하지 못한 님이었지만,
나보다 한 발 앞서 구담봉 수직벽을 오르던 님이었기에
그리고 추락하며 발생한 소리를 내가 들었었기에
갑작스레 가장을 잃은 유가족들의 애통함을 알기에...
산행후 산행기를 남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이번 옥순봉, 구담봉 등반기록을 적는 것은
마음이 참, 무겁다.
그래.. 그곳이 고향이라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고 이야기는 일기에서 제외할까도 생각했었고
초이가 알아, 내 산행을 걱정할까도 염려했지만,
이곳에 남기면서 대자연에 대한 겸손과
자신 없으면 돌아서거나 우회할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
생각은 많고 몸은 노근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땀에 범벅을 한 등산복을 세탁기에 넣고 멍때리고 있다.
찰라의 확률은 참 잔인한 것이다.
추락시 들렸던 굉음을 잊을 수 있을까..
막걸리도 없이 힘든 밤을 맞는다.
2013/06/09 자정을 넘긴 시간, 귀가하여 적은 페이스북 메모
늘 그랬던 것처럼 괜찮은 컷을 헤드에 놓는다
충주호(청풍호) 풍경을 담으려 큰 카메라를 충전해 놓고도
허겁지겁 나가면서 두고 가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퇴계 이황샘이 그랬듯이
충주시에서는 충주호로, 제천시에서는 청풍호로 불려지길 바란다고 한다
더 우끼는건, 단양시에서는 옥순봉과 구담봉을 단양팔경에 넣었다는 것이다
산행은 타산악회에 옵션으로 다섯 친구가 함께하는 것이었다
군자역 1번 출구에서 대기중인 버스
사당과 죽전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전송하려고 찍었다
탐방 안내소에서 시작하여 갈림길 이정표에서
옥순봉을 찍고 내려온 지점에서 점심 식사를 했고
다시 삼거리 이정표로 내려와 구담봉을 찍고
삼거리로 내려와 하산했다
버스 안에서 발표된 계획은
구담봉이 먼저였지만, Y자 코스를 그렇게 걸었다
4시간이면 충분한 코스였지만
사고 수습을 기다리면서
6시간 이상 소요되었다
발목도 돌리고, 머리도 돌리고 준비운동을 했다
그리고 39명이 함께 출발
앞에서 본 출발 모습이다
삼거리 이정표
옥순봉이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구담봉 등산강도보다는 훨씬 쉬운 길이었다
옥순봉을 향해 걸으면서 처음으로 만난 포인트
친구 S는 바위 위에 올라서 포즈를 취했지만
나는 무서워서 중간에 걸쳤다
향로봉 웨딩바위 릿지등반 이후 겁쟁이가 되버린 이유도 있다
같은 자리에서 다른 카메라에 찍혔다
옥순봉을 오르는 길은 이런 형태이다
친구들과 옥순봉 도착
그리고 옥순봉을 내려와
옥순봉이 보이는 포인트로 자리를 옮겼다
우측 상단에 크기가 다른 남근바위가 세개가 있었다
옥순대교가 보이는 포인트에서
궁녀도 되어보고
반대편에서도 사진을 담았다
핸드폰 렌즈이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아래 포인트가 옥순봉 남근바위가 보이는 곳이다
물이 차고 물안개가 오르면 장관이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시선을 조금 오른쪽으로 돌렸다
옥순봉과 옥순대교가 함께하는 절경
소망의 탑도 만나고
옥순봉 정상에서 풍경을 감상하는 분들을
내가 불렀다
모르는 님들이다
손을 들어 화답해 준다
옥순봉
비가 갠 후 희고 푸른 여러 개의 봉우리가 죽순이 돋아나듯 우뚝우뚝 솟아있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옥순봉은 본래 제천(당시 청풍) 땅이었으나 단양팔경에 속하게 된 것은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였던 이황이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 달라고 기녀 두향을 통해
청풍부사에게 청하였으나 허락하지 않자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면서
이곳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황이 타계하자 두향은 지금은 물에 잠긴 강선대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두향의 묘는 원래 강선대 옆에 있었으나, 댐을 건설하면서 윗쪽으로 이장했다고 한다.
김홍도가 그린 포인트는 사진과는 다른 곳인듯
옥순봉을 배경으로
그리고 또 다른 포인트
찍기 좋은 포인트가 정말 많았다
바라 보이는 구담봉을 오를 순서이다
빨간석 끝부분에 노란셔츠를 입고 오르는 님이 보인다
정말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타고 오른다
철심봉을 잡고 구담봉 정상석에 도착했다
실제 정상은 10여미터 상단부이지만
정상석을 설치할만한 공간이 아니라고 한다
이때만 해도 그 소리가 추락하며 나는 소리인지 몰랐었다
정상석 뒷편 아래에 있는 포인트를
굳모델이 찾았다
그리고 정상에서
사람이 떨어진 것 같다는 외침이 들렸다
모자는 있는데 사람이 없다고 했다
<여기 경치가 정말 좋으니 올라오라~>는 말이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정상석에서 사진 찍는 동안
한 분이 따라 오르며 들은 소리라고 한다
리딩이 안보이는 그 님께 전화를 하니
벼랑 아래에서 벨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나는 정상 오르기는 포기했다
그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기가 겁이 났었다
119에 누군가 연락을 했다
구담봉을 내려와 삼거리를 향하던 중
출동한 헬기를 만났다
사고후, 1시간만이다
줌으로 당겨서 정상면을 찍었다
추락지점부터 아래면까지 관찰하는지 잠시 동안 헬기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헬기가 시야에 보였다
헬기가 착륙할 공간이 없으니 구조대를 내릴 모양이었다
포인트를 찾는듯한 헬기
그리고 구조대가 내려왔다
공중에서 십여분있던 헬기는 떠났고
두꺼운 자일을 내려간 구조대에 의해
정상에서 150미터 지점에서 시신을 수습했다고 리딩이 상경하는 버스에서 말했다
신문 보도에는 85미터 지점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ㅠ
**
이에 앞서 8일 오후 2시48분께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구담봉 정상 인근에서
이모(48)씨가 85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씨 역시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2시 48분께 충북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구담봉에서
등산객 B(48)씨가 85m 아래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B씨는 소방헬기를 이용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2시 48분이 아니라, 2시 33분경이다. ㅡ.ㅡ
헬기 출동은 사고 직후가 아니라, 사고후 1시간이 맞다. ㅡ.ㅡ
하지만, 구조헬기가 바로 출동했더라도
나와 친구들이 들었던 소리와 추락후 발견된 85미터를 감안하면
ㅡ.ㅡ
**
11일자 중부매일 보도는 조금 다른 시각이었다.
모자가 발견된 지점을 사고지점으로 추정한다면,
내가 들은 바로는 입산통제 구역이 아니지 싶다.
다만, 국립공원 사무소측은
앞으로 안전사고를 대비해 정상석이 있는 부분이 아닌
정상에 속리산처럼 안전장치를 해 두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추락지점임을 표시하여 다른 등산객들에게 알리기를 바란다.
그래야 긴장하게 될터이니 말이다.
포털 검색을 해 보니,
사고 이후에도 구담봉 정상까지 등산객들의 등반이 이루어졌으며
심지어는 비등산로로 표시된 곳을 통과하여 옥순봉까지 등반한
블로거들도 있었다.
그리고, 등산객들 역시
안전사고는 본인의 책임이니 만큼
비등산로로 정해진 곳은 가지 않기를 바란다.
** 이하는 11일자 중부매일 기사 전문
지난 8일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구담봉 정상에서 50대 초반의 등산객이 추락해 사망한 지점이
입산통제 구역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하지만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구담봉 정상에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경고성 표지판 만 설치한 채 정작 산행인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물 설치에
수수방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월악산국립공원 측은 출입통제 안내문과 더불어 정상주변에 로프를 설치했다고 주장해
사후 사고방지를 위해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경찰과 월악산국립공원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2시50분께
단양군 단성면 장회리 구담봉 정상(해발 330m)에서
서울 산악회 회원 38명과 함께 산행을 온 이모씨(53)가 150m아래 절벽으로 추락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정두성 단양경찰서장과 경찰관, 119구조대원, 국립공원 관계자 등 40여명과
소방헬기가 출동했다.
이어 119구조대원들이 로프를 타고 150여m 아래로 내려가
이 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지고 말았다.
하지만 김 씨가 추락한 지점이 출입통제 구역이라는 점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고가 난 곳은 정상에서 10여m 아래로 내려간 입산통제 구역이었으며,
주변에는 입산통제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안내판 2개가 설치돼 있었다"며
"입산통제 구역에 자연친환경적으로 말뚝을 박고 굵은 밧줄로 막거나,
추락방지를 위한 시설물 설치를 해야 앞으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안전상 문제를 신중히 파악한 뒤 필요하면
월악산국립공원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월악산국립공원 관계자는
"정상까지 탐방로가 개설돼 있으며, 실족사 한 지점은 정상을 10여m 넘어 선 출입통제 구역"이라며
"이곳에는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현수막과 탐방로가 아니라는 표지판 및 로프가 설치돼 있는데,
(사망자)가 아마 로프를 넘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모두들 허탈하게 하산했다
버스 이동중, 구담봉 추락면을 확인하며 모두가 안타까워 했다
파란선 봉우리는 위험지역으로 출입이 제한된 곳이다
갈때는 39명이, 올때는 38명이 상경했다
버스기사님도 예민해진 이유였으리라
앞서 가던 승용차와 갓길에 정차하여
십여분간 논쟁을 벌였다
승용차 운전자가 서울시청 직원이었다지 ㅡ.ㅡ
**
처음으로 오신 분임에도
일행들에게 오이를 나눠주시고
따듯하셨던 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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