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는길,

북한산 웨딩바위(작은 노적봉) 릿지, 사모바위에서 삼천사 계곡으로

미친자유 2013. 6. 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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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지화 착용이라는 글자에 갈맘도 없었다.

바위를 제대로 타겠다는 뜻이리라.

 

지난 겨울

나는 릿지화가 아니니 계곡으로 올라오라는 말에

나만 혼자 빠질 수 없다면서 관악산 웨딩바위를 올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http://blog.daum.net/imcrazyfree/1574

 

 

릿지화 없이는 다시 할 게 아니라는 판단을 했었기에

과감히 포기했었는데

내 오랜 친구가 우회팀도 있을테니 와도 된다고 그랬다.

 

게다가 삼성산 펑크내고 도봉산으로 유턴한 미안한 마음도 묻혀져 있었다.

 

진관사 앞에서 작은 노적봉이라 불리우는 웨딩바위를 타고 올라

점심 도시락 먹고 사모바위를 지나

삼천사 계곡으로 하산하는 4시간 30분 일정이었다.

 

 

우회는 무슨?

죄다들 바위타고 오르기에

내 눈에 보이는 것은 관악 웨딩바위 크기쯤으로 보여서

친구 손잡고 오르긴 했는데

 

꽈당 ㅠㅠ

쉴만한 곳에서 숨을 고르며 위를 쳐다보니

지금까지 올라온 구간보다 경사도 높고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었다.

도대체 몇 미터를 더 올라가야 하는건지?

 

무릎 다치니 무릎을 바위에 붙히지 말고

발가락 쪽에 힘을 주고 오르되

자일은 보조니 다리 힘으로 오르라며

앞에서 옆에서 말을 해주는데

 

그게 제대로 들리긴 하는데

들은대로 바로 실천하면

내가 엄홍길 샘처럼 전문 산악인 벌써 되지 않았겠냔 말이다 >..<

 

뒤를 내려보니, 아파트 10층 높이는 되는듯한 낭떠러지다.

울렁거리고 현기증이나서 뒤는 안보기로 하고

눌러쓴 모자 아래와 등산화까지의 시야만 보기로 했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 바위

뭔노무 웨딩길이 이래 길더란 말이더냐?

 

자일은 그렇게 잡는게 아니라면서

잠깐 쉬는 동안 초스피드 레슨을 받고

바로 실천을 하면서도

 

가끔씩 무릎으로 바위에 기대 숨을 돌리면서

쉴만한 곳에 오르니

바위 경사도가 원형인지, 시작했던 지점은 보이지도 않는거였다.

 

그 와중에 핸폰 꺼내어 사진을 찍었으니

찍고 싶은 열정은 미친게 분명하다. ㅡ.ㅡ

 

시작지점도 끝지점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다시 자일을 잡고 올랐다.

 

으헝 ㅠㅠ

고딩때 담넘어 다니고

지붕을 건너 다닌 경험이 없었으면

그 마저도 못했지 싶다.

 

다리가 떨리고 심장이 떨려

점심 도시락을 우째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입맛이 없어서

일행이 건네는 맥주 한 잔 원샷하고

술 기운으로 도시락을 먹었다.

 

 

식사후, 다시 웨딩바위 끝지점에 가서

인증샷을 찍고

사모바위를 지나 삼천사 계곡으로 내려오며

잠시 계곡물에 발을 담그었다.

 

긴 바지를 입었음에도

바지를 올리니 무릎은 까져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요즘 내가 사는 모습들이

내 아버지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경복고 재학시절,

산악반에서 인수봉을 올랐다는

빙벽도 올랐다는 말씀을 술을 드시면

주 메뉴로 말씀하셨었고

문교부장관 상도 받았었다는 아버지.

 

시한부 선고를 받기 직전까지

주말이면 산을 타고, 사진을 찍고

돌과 나무 뿌리를 모으던 아버지의 삶에서

 

내가 비슷하게 흉내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후덜덜 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기는 최고의 약이 되었다.

 

모를 일이다.

릿지화 지를 생각은 아직 없지만,

언젠가는 아버지가 올랐던 인수봉을

릿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는 내 삶의 조각들이

또 다시 내 딸에게 물려질 것 같은 생각도 해보며,

완전 초짜, 릿지화도 안신고 무대뽀로 오른

북한산 웨딩바위를 기록한다.

 

 

2013/06/02

 

 

- 처음처럼

 

 

 

 

 

 

 

 

 

 

첫번째 구간은 자일 없이도 오를만 했다

 

 

 

 

 

 

시작지점에 모자쓴 내 모습도 보인다

 

 

 

 

 

 

오르기 시작

누군가는 자일을 준비하고 있다

 

 

 

 

 

 

 

웃으며 오르는 친구도 있지만

나는 릿지화도 아니니 친구 손잡고 오른다

 

 

 

 

 

 

첫번째 구간을 거의 오른 지점에서 인증샷~

17년된 친구가 산길에서 어설픈 나에겐 늘 보호자이다

어깨동무를 해도 떨림도 없따. ㅋㅋㅋ

 

 

 

 

 

 

 

두번째 구간은 자일에 의지하여 켁켁거리며 올랐다

올라와 숨을 고르며 핸폰을 꺼냈다

 

 

 

 

 

 

그리고 뭔누무 정신으로 친구 사진까지 찍어줬다

 

 

 

 

 

이런 분위기로 올라온거였다

 

 

 

 

 

세번째 구간을 올랐다

자일 구간은 친구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오로지 내 발로 자일에 의지하여 올랐다

자일은 보조도구라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웨딩바위를 올라 보이는 전망이다

훌륭한 핸폰 카메라 ㅎ

 

 

 

 

 

문수봉이 보인다

그리고 얼굴 가리고 맨발로 오침을 즐기는 분도 있다

 

 

 

 

 

 

 

점심 식사후 단체인증

 

 

 

 

 

 

결혼식장 하객모드로

 

 

 

 

 

 

 

 

좌측 파란 동그라미 봉우리가 인수봉이고

우측 빨간 동그라미 바위가 사모바위라고 한다

 

 

 

 

 

사모바위 앞에서 인증샷

학사모를 닮았다하여 사모바위라나?

 

 

 

 

 

 

 

긴바지였지만 그래도 발만 담그었다

까진 무릎에 대일밴드도 붙혔다

 

 

삼천사를 지나 있는 공용화장실에서

반바지로 갈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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