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는길,

검단산에서 맞이한 여름,

미친자유 2012. 5. 2.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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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에 두고 온 봄이 있었고,

짧디 짧았던 봄과의 이별을 한 이후

비내리는 주말(21, 22일)을 꼼짝마 버젼으로 뒹굴다가,

4월 29일 기회는 찾아왔다.

 

 

학교에서 대출해 온 책 3권을 읽을 것인가?

아니면 여름을 맞이하러 산 길을 걸을 것인가?

 

중간고사 대비 영어를 공부하러 학원간 아이의 귀가 시간내에 돌아오는 것을 목표료

급작스레 집을 나섰다.

 

읽던 책을 들고나가, 버스를 기다리며 읽고,

정상에서 숨돌리며 커피 마시며 읽고, 돌아오는 길에 읽으면 된다 싶어서

결심은 가능했다.

 

4.11 투표일 검단산행 이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화남을 식히고 싶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집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산이라는 점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산길에서 만난 야생화를 담았는데

최고라 생각되어 탑으로 올려놓아본다

 

 

 

 

내게는 만만한 현충탑코스를 택했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등산로 초입이다

 

 

 

자유로운 복장으로 산보하는 님들도 계신다

 

 

 

오르고 내리는 님들이 교차하는 그곳

 

 

 

쭉쭉 벋은 나무들에도 초록의 생명이 느껴진다

 

 

 

야생화 1호

 

 

 

야생화 2호

등산로 가장자리를 주의깊게 바라보며

나는 그녀들을 찾는다

 

 

 

 

야생화 3호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도

활기가 느껴진다

 

 

 

검단산행 여러번이지만

처음으로 하늘을 담았다

 

 

 

빼곡한 수직의 나무를 가로질러 걷는 님들

 

 

 

야생화 4호

 

 

 

 

야생화 5호

 

 

 

 

 

5호와 같은 가족 같다

 

 

 

 

 

야생화 6호

 

 

 

소망의 탑을 만나면 나는 본능적으로 셔터질을 한다

셔터질 할 찰라의 내 소망은 무엇이었을까?

 

버리기

 

 

 

계곡 너머로 2호들의 군락이 보인다

 

 

 

떨어지는 물은 흐르는 물과는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바위에 놓여진 명함을 만났다

ㅇㅇ나이트클럽 홍보명함이었다 ㅋㅋ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중 하나이다

좌회전하는 구간

 

 

 

그리고 우회전을 하게되는

이 구간이 나는 참 좋다

 

 

 

쉼을 선택한 그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쉼이다

 

 

 

 

이 구간부터 이름모를 산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린다

지금껏 듣지 못한 다른 새소리도 들린다

 

 

 

곰돌 약수터가 저 앞에 보인다

 

 

 

곰돌약수터 앞에서 바라본다

 

 

 

그리고 내가 오를 정상도 바라본다

 

 

 

빛과 바람 그리고 온도에 순응하며

움트리기를 기다리는 생명도 있다

 

 

 

갑자기 뒤를 보고 싶었다

과거형에 사는 것이 남자라고 누가 말했는가?

그 말이 맞는다면, 내 속에는 남자도 있는 것이 맞겠다

 

 

 

 

정상에 도착했다

 

 

 

시야를 확보한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블로그 대문 상단에 걸어놓은 그 날에는 미치지 못한다

 

 

 

조금더 시선을 좌방향으로

 

 

 

비어진 벤취에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따랐다

각기의 다른 마음들이 함께하는 그 자리를 훔쳐본다

 

 

 

버스를 기다리며 읽고, 이동중인 버스에서도 읽어내린 책을 꺼냈다

 

 

 

사랑하기 때문에

오른발을 왼발위로 올려앉은 내 모습에서 등산화 신은 오른발이 찬조출연했다

 

검단산 정상에서 그 책의 끝장을 읽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서는

단 한 번 카메라를 꺼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인트,

사람이 있어야 그 자리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며...

 

**

 

 

 

다음 산길에서는 저 포인트에

내가 앉아

동행한 책을 읽으며

행복해하리라

 

동행해준 그대,

여름 쌩유 ^^

 

 

2012/04/29

 

 

- 처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