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오고 있었다
어떤이는 우산을 들고 걸어가고 있었고
어떤이는 커다란 부동의 천막우산속에 있었다
어떤이는 눈앞만 가린채 뛰어가고 있었다
뛰어가는 이를 바라보는
모자쓴 아저씨도 있었다
그렇게
그날은
소나기가 왔었다
비가 그친후
흙속으로 안착하지 못한
비가 방울되어
철봉에 매달리기를 하고있었다
매달리기 몇초? ^^
떨어지지 못한 어떤 비는
기다림을 낙으로 사는
거미의 그물망에 걸려,
거미의 생명수가 되고 있었다
옆으로 나란히 한
이파리에도
떨어짐을 기다리는
빗방울 몇 알이
비가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고즈넉한 시골집 처마끝
동동동동 소리를 내며
함석처마에 떨어진 비들이
추락하고 있었다
도심속
창밖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과
비를 느끼려는 그의 손
비가 만들어 준
또 다른 풍경이었다
밤새 내린 비는
고운햇살 만나 부끄러워
일곱 빛깔의 얼굴을 남기고
운동장으로 파묻혔다
**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비가 만들어 내는 모든 풍경들...
斐雨, 悲雨, 泌雨,
2004/07/13
- 비에 미친 ㅇ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