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먹은 코흘리개 아들네미와
기차에 올랐습니다
왼쪽 뒷자리 오른편에 아이를 앉혔습니다
엄마를 데리러 오겠노라 말하며
아이의 손에 십원짜리 지폐를 쥐어 주었습니다
기차는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오겠다하던 아버지는 창밖에 그냥
계셨습니다
영문 모르는 세살 아이는,
아버지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기차가 정차하는 다음역에서
아버지가 타시길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역을 지나쳤습니다
그렇게 세살아이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43년이 지난 오늘,
그 아이가 그 아버지를 찾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이름도 모릅니다
어디서 자랐는지도 모릅니다
아버지, 어머니 이름도 모릅니다
그에게 남은 아버지는
기차에 태워주고 바라보던
그 아버지가 전부입니다
*
46세 중년의 나이되어
그를 버린, 아버지를 찾습니다
그 아버지 지금 팔순 가까이 되셨겠지요..
그 아버지도 43년전, 기차에 두고 내린
세 살 아들을 평생 가슴에 두고 살았겠지요..
**
미친자유의 수요일 오전은 늘 아픕니다
오늘은 아픔을 잊으려 이불 두 채를 덮고
엎드려 울었습니다
아플 줄 알면서도,
수요일 아침엔 텔레비젼을 켭니다
나는 누구인가 물어 봅니다
2004/12/01
- 미친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