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에서오다,

미치지 않고,

미친자유 2012. 7. 1. 04:17

 

 

 

 

 

 

 

 

 

 

학창시절, 주말마다 교회에 다닌적이 있습니다

친구의 손에 전도되어 간 것도 아니었고,

갑자기 피 토하고 쓰러지신 아버지의 생명줄을

붙잡아달라고 제 발로 들어가 엎드려 울며

기도라는 것을 처음 해 본 곳이 그곳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오래살면 5년이라 하셨는데,

8년을 살아내고 가셨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멈춘 신앙생활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초년 그해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향 교회에 연락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교회 친구 몇명이 아버지 계신 집으로 와,

엎드려 기도해 준 것이 전부였지만,

 

 

 

사춘기 악몽같았던 시절,

내 안의 위안이 되었던 신앙심은 잊었지만,

 

 

 

관련글,

며칠전 '느낌표 각막기증'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에서

공개 약속한 대로,

각막 신청서가 도착했습니다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루가 6.38)

 

성경구절이 담긴 사진의 신청서안내책자를 받고,

소름이 끼치더군요..

 

 

 

남에게 받기 위해서

사후 각막기증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는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살지는 않았었는지,

나로 인해 누군가가 아파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질문을 나에게 몇 십분을 던지며

한참을 멍하게 만드는 책자였습니다

 

 

 

제 엄마, 한쪽 눈이 보이지 않으신 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생각해 결심한 것도 아니었고,

느낌표를 보면서, 2만의 시력장애인이

각막이식 수술만 하면 보일 수 있다는 것에

 

 

장기는 자신없지만,

각막은 세상 떠날 때 두고 가도,

몸과 마음 주신 부모님께도

마음상처 드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의자란에 서명해 준 님에게 까지

기증하라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저 할래요.. 라고 통보를 했을 뿐이었고,

동의자는 무언으로 승낙을 한 신청서입니다

 

 

 

체중미달로 헌혈 한 번 못해 봤었고,

남의 피만 몇 차례 받았으니,

 

이제는 제가 할 차례가 맞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사는 동안, 아름다운 것을 많이 보게 해 준,

나의 각막이, 내 생명이 다한 후,

무명의 이름으로,

시각장애인 눈의 커튼을 졎혀주었음 하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보내려고 합니다

 

 

미치지 않고,

맨 정신에 하는 일입니다..

 

 

실명 블로그가 아닌,

미친자유의 이름 파란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제가 누군지 모르는 님들에게만,

나의 실천을 공개 해 봅니다

 

 

 

2005/01/13

 

- 미친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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