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에서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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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자유 2012. 7. 1. 04:28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체의 자궁에 머물다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아직은 숨을 쉬고 있으며,

보고 듣고 걸을 수 있으니,

노래할 수 있으니,

 

 

그저 이 순간에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감사의 대상은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집에서 컴퓨터 하나로 시작했던 일,

사무실 분위기 낸다면서

코발트블루의 벽지를 발랐던 것이

3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오늘, 다시

집으로 들여왔습니다

**,000,000만원 어치는

지난해 가을 거저 주다시피 처분을 했지만,

 

 

 

멀리 바다 건너 비행기 타고 온,

그 놈들은 차마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시작했던 내 공간으로 다시 들여왔습니다

 

 

살아내기 힘들었던 지난 한 해의

유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녀는

진통을 느껴 남아를 출산하고,

탯줄을 내 손으로 잘랐습니다

 

배꼽으로 아무러질 그 부분엔,

명주실로 칭칭 감았습니다

 

 

그녀는

나오지 않는 태반을 기다리다,

태반을 꺼내 줄 응급실을 찾아

운전을 했습니다

 

 

태어났음에도 울지 않는 갓난아이의

울음이 듣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울었는지,

그녀의 자궁에 있던 태반이 무사히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미친자유의 일탈이  꾸었던  

꿈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ㅡ.ㅡ

 

 

 

박완서님의 <아주 오래된 농담>을 읽고,

두 여자의 '가임욕구'에 대해

심각히 생각했던 이유로

그런 꿈을 내게 불렀던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모체자궁속의 나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은 아닐런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참 살기 어렵더군요... ㅡ.ㅡ

 

 

 

내 품으로 다시 돌아 온,

나의 분신들이

날개를 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날이 밝으면, 엄마의 자궁속은 아니지만,

엄마를 만나러 갑니다

굶주리고 헐벗은채 찾아가도

엄마는 나를 반겨주실 것 같습니다

 

 

 

2005/01/15  

 

 

 

- 토요일 18:21  미친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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