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날,
몇 번의 생일을 맞을런지 모르지만,
다시는 설날과 겹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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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가방선물을 받았다
한 살 더 먹은 가까운 언니에게로 부터...
근데, 도대체, 도무지, 좌우간, 아무튼,
나랑 어울릴 것 같지는 않은 녀석임에 분명하다
지갑과 수첩 그리고 콤팩트와 립스틱 들어가면
지퍼 닫기에 딱일 것 같은 사이즈다 ㅡ.ㅡ
미친자유의 가방은 몸집과 달리
열나 크다 ㅡ.ㅡ
가방만 크다
뭐가 들어가는지, 항상 무겁다
동전이 그의 무게를 보태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
똑딱이카메라, 지갑, 스프링수첩과 펜,
작은물통, 티슈, 손수건, 의료보험카드,
콤팩트와 립스틱, 열쇠, 비상용생리대 하나,
인감도장, 통장하나, 껌 한 통, 썬글래스는
항시 들어있는 기본사양들이고,
가끔 전철을 탈때는
책 한 권을 선택사양으로 추가하곤 한다
받은 선물이니,
몇 번은 들어줘야 할 것 같은데,
연말 시상식에 연예인들이나 들으면 어울릴 것 같은
저 녀석을 어찌할꼬... ㅡ.ㅡ
이 많은 것 중에서 무엇을 넣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핸드폰은 손이나
청바지 앞주머니에 진동모드로 넣고 다니니,
그나마 가방 속 공간이 여유로울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나의 공간에 작은 저 녀석이 생일선물이라고 들어 와 있다
그리고 이름모를 꽃 화분 하나가
공간에 추가되었다
'생일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받은 선물이다
친구이자 내 쌍둥이 동생같은 여인에게서 받았다
정성들여, 잘 키워야겠다
단 것을 기피하는 이유로
케익도 삼가하는 내가 그나마 먹을 줄 아는
모카케잌은 성묘가느라,
맛도 보지 못했다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고 한다
잘못 전달되어, 쵸코렛 만들어 파는 과자회사와
백화점, 문방구에서만 호황을 누리는 날일지도 모른다
초도 놓여지지 않은,
생일케잌에 촛불을 밝혀
찾아 주시는 좋은 님들과
나누어 먹고 싶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케잌을 먹으며,
촛불처럼 세상을 밝히지는 못해도,
세상에 한 점..이라는,
그렇게 작은 바람을 갖고 말이다
2005/02/14
- 미친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