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는길,

첫경험, 시산제와 지난 산행 회고

미친자유 2013. 2. 26. 17:50

 

 

 

 

 

 

 

처음으로 시산제에 참석했던 2월 24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관악산 방향으로 1시간 포인트에 있는 일명사지절탑에서

시산제는 거행되었다.

 

작년 1월초 태백산 일출산행 부터 지금까지 35회 산길을 걸었던 내가

시산제를 치루는 산악회의 산악대장으로 있는 친구 따라 간 산행이 15회였으니

올해 역시 홀로 산행도 하겠지만,

그 동안 나를 챙겨준 친구의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 내 마음이 있었고

 

사적으로는 기형적으로 생겨먹은 탓에 상체 무게를 견뎌내는 내 어여쁜 다리와

카메라 무게를 포함한 3Kg 넘는 배낭무게를 견뎌낼, 내 어깨의 무사안위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산악대장 친구는 세 초이들이 몇 해 전(따리 초딩 입학 전이니 몇 해 전은 아니네),

난지한강공원 캠핑장에서 만났던 친구로 17년된 인연이다. 망해버린 유니텔 인연..ㅎㅎ

 

축문의 내용을 들으며 동감했던 문장이 있었고,

제사에 2배와 달리 3배를 하는 의식에 물음표를 던졌지만

살아있지도 그렇다고 죽었다고도 볼 수 없는 산과 혹은 산신령님들을 향한 예의라

3배이겠거니 하며 허리 숙여 3배했던 그 날의 의식이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겨울..

2012년 후반기 겨울이 시작되면서 15회 산행을 했다.

그 중 한 번만이 나홀로 검단산 산행이었다.

 

지난해 나홀로 제일 많이 갔던 검단산과 천마산, 축령산이 홀로 산행이었고

태백산과 유명산, 불암산은 학교샘들과 함께 했으며

관악산, 북한산, 예봉산, 주작산, 덕룡산, 봉화산, 청계산,

계방산, 선자령, 삼성산, 삼악산, 수리산, 인왕산, 봉산은 지인들과 함께 걸었고

따리와 함께했던 아차산이 내가 걸었던 산길이었다.

 

올해 역시 나를 버리고, 나를 비우기 위해 걸어야 할 산길,

산이 그곳, 거기에 있어 고마웁다,

 

 

2013/02/24

 

 

- 처음처럼

 

 

 

 

 

 

시산제후 찍혀진 처음처럼, 나다

따리와 내가 제일 좋아라했던 사진이다

 

 

 

 

 

 

지난해 다녀온 산길 모음

 

 

 

 

시산제 제수로 놓인 돼지머리에는 배추돈이 상납되었다

 

 

 

 

 

등산복은 내 다리에 맞는것이 없다

즐겨입는 군복으로~

 

 

 

 

함께한 친구들과~

 

 

 

 

블랙만 찍어보자며~~

 

 

 

 

배불뚝이로 나올것을 알았지만 모델시도~

 

 

 

 

초딩시절 경필부쯤 했을것 같다

나도 이만큼은 쓸 왕년 경필부 실력이지만 ㅋㅋ

궁서체로 써 본게 언제였던가.. 어즈버..

 

그 중 맘에 와닿았던 문구를 옮겨 놓아본다

 

 

 

 

무거운 배낭을 둘러맨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늘 힘을 주시고,

허리에 찬 수통속의 물이 마르지않도록 늘 채워 주시며,

험한 산에 이르러 로프가 낡아서 헤어지지 않게 하소서!

 

풀 한포기 꽃 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도록 하며

새 한 마리와도 벗하여지내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는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통큰 사람이되고 싶나이다.

 

 

 

 

의식후 돼지 콧구멍에 시선을 맞춘

나의 핸드폰 카메라

 

 

'돼지는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삶을 사는구나'라고 카스에 적었더니,

'하나도 버릴것 없이 사용하는 인간이 대단하다'는 성숙 낭자의 댓글이 달렸다.

그래. 인간이 대단하구나.

 

 

산을 닮아,  통 큰 사람될 욕심도 없다

그저 나를 제대로 버리길 바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