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바라보기,

긴 여행을 끝내고 미련없이 떠난 신해철,

미친자유 2014. 10. 29. 03:10

 

 

 

 

 

 

 

 

 

무한궤도로 내게 왔던 신해철님이 10월 27일 떠났다.

노란손수건을 들고 희망을 노래했던 그가 생전 자신의 장례식장에 울려퍼질 노래라며 언급했던 곡,

민물장어의 꿈(99년 11월 발표)을 보관하려 한다.

 

철학과 출신다운 가삿말이 인상적이다.

 

 

47년 긴 여행을 끝내고 미련없이 떠나버린

나의 젊은날을 함께했던 그가 떠나는 길이 아름답길 소망한다.

 

 

 

 

그렇게 이렇게 함께했던 누군가를 먼저 보내고..

나도 먼저 떠나는 날이 있겠지..

내가 떠나는 그 날도 아름답기를,

 

 

2014/10/29 새벽을 열며

내 눈물을 내 입장에서 이해하고 함께 울어준

두 여인에게 감사함도 이곳에 저장해 둔다.

 

 

- 처음처럼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