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가는길,

No.49 소요산 단풍산행?

미친자유 2014. 11. 11.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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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낮아도 산은 힘든게 분명하다.

주말 근교 산행은 보통 4시간~5시간을 걷고 있지만,

'단풍산행'이라 이름 붙혀졌던 이번 산행은 꽝이었다.

시기를 잘못 선택한 것과 폐쇄된 등산로를 선택해

초반에 기력을 소진한 내 탓도 있으리라.

 

하산해서 일주문을 빠져나와 아스팔트 도로에서 만나게 된 가로수 단풍마저 없었다면

울었을지도 모른다.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기념탑 -> 폐쇄된 매표소(정자 직전에 있음) -> 하백운대 -> 중백운대 -> 상백운대

-> 칼바위능선 -> 금송굴 기점 -> 선녀탕 -> 자재암 -> 일주문 -> 정식 매표소 (소요산역 10시 출발, 5시 도착)

 

 

 

2014/11/08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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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다른 팀에서 다녀온 소요산행 후기 사진에서 본 탱크가 생각나

근사한 인증샷 남기려 군복바지를 입고 나섰는데,
탱크는 커녕 탄피도 못보고 돌아왔네요..ㅎ


서경덕샘과 김시습샘이 자주 소요(逍遙 : 자유롭게 이리저리 슬슬 거닐며 돌아다님)했다하여 소요산이라 불리워졌다는데,
위험구간이라 적혀진 길을 따라 오른후,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길은 뾰족한 돌길과 기암괴석이 많아

슬슬 거닐며 돌아다녔다는 서화담님과 매월당님의 내공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더라구요. ㅎ

 

지난 주말, 성남시계산행에서 원없이 즈려밟은 낙엽보다 못했고 그 날 불어댔던 매혹적인 바람도 없었지만,
한여름에도 매섭게 차가울것만 같은 성난 바위틈에서 거대하게 생명을 유지한 소나무에 엎드려 마음을 달랬고


산길 고객들에게 쉴 자리도 쉽게 내어주지 않는 뾰족하고 좁은 길이었지만,

3평 남짓 평지를 찾아 산상떡볶이를 제조하여 맛볼 수 있었음은 행운이었겠지요~

오르는 내내 시야 한 번을 내어주지 않더니 올라서서도 포토죤을 찾을 수 없어 이정표에서만 멈춰서야했다는 슬픈..ㅋㅋ

소요산을 한마디로 어찌 표현할까 생각하다 떠오른 님이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이순재샘 역할 그 아저씨였는데,
목로주점 같았던 뒤풀이 장소에서 마신 한 잔 술에 퍼뜩 생각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저였답니다.

 

작은 돌들마저도 뾰족뾰족 성이나 있는데다가, 낙엽으로 가려져 있어 한발자국을 내딛기 어려웠던 그 길..

가끔은 완전 맨질맨질하여 엄청 미끄러운 바위도 있었던 그 길..

 

 

입장료 1천원 안내려고

벨기에룩셈부르크 참전기념탑을 지나 소요산 산림욕장옆 등산로를 선택, 

폐쇄된 매표소(정자 직전에 있음)를 지나 위험구간이라 적혀진 길을 따라 등산.

하백운대, 중백운대, 상백운대를 찍고 위험구간이라 적혀진 칼바위능선을 통과하고

갈림길에서 일행들 모두 나한대, 의상대 길을 선택했지만


나홀로 선녀탕 쪽으로 하산하면서 선녀탕도 올라가보고

내 심장에 맞춰 타박타박 탁발승의 마음으로 해탈문을 통과하며 종도 울려보고,

원효대사가 자살을 시도하다가 도를 깨우쳤다는 원효대에서 그 기운을 느껴도 보고..
기와 단청 색깔이 가을색을 닮았다는 생각도 해 보고..


연두와 겨자를 닮은 이파리들을 보면서 둘이 은근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하면서..

그런 길을 그렇게 내려 왔답니다.

일행들 코스가 30분 정도 더 걸린다하여 사부작사부작 유유자적하며 그랬습니다.

 

소요산, 다시는 안 갈겁니다. 저를 닮아서 싫어요..ㅎㅎ
헤어지고 싶을때 함께 걷는길로는 강추합니당~^^

하산하면서 쿨하게 헤어질 수 있다에 한 표예요~ㅋ

 

산길에서 단풍구경하시려면 시기선택을 잘하셔야 합니다~

 

 

 

빨간노선이 내가 걸은 길

파란노선은 일행들이 걸은 길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는 정자

바로 옆에 폐쇄된 매표소가 있음

 

 

 

 

 

초입은 그래도 걸을만한 길이었다는~

 

 

 

 

 

언제부터 나타난 바위와 뾰족자갈길

 

 

 

 

 

중백운대와 상백운대 사이에 있는 이정표

점심 먹을 곳이 마땅치않아

덕일봉쪽으로 100여미터 하산하여

 

 

 

 

산상 떡볶이 건배후 식사~

내 그릇이 제일 이쁘다는~^^

 

이런 재료들을 준비해 오는 수고에 감사히 먹을 뿐이고~

 

 

 

 

 

 

상백운대 정상

 

 

 

 

 

칼바위능선에서 만난 소나무

 

 

 

 

이 소나무가 최고였음

바위 틈에서 뿌리가 시작하고 나무표피가 특이함

 

 

 

 

 

 

 

칼바위능선을 지나

나한대와 선녀탕쪽으로 갈라지는 지점

 

 

여기서 일행들과 헤어짐

 

 

 

 

 

 

달리 찍을것도 없어서 이정표나 찍고~

 

 

 

 

바닥도 찍어보고

뾰족자갈길을 찍어왔어야했는데..ㅎ

 

 

 

 

하산길은 그나마 괜찮았음

 

 

 

 

 

 

소망의 탑에 잠깐 멈춰 아들을 생각하고

 

 

 

 

 

선녀탕 입구라는 이정표 앞에서

선녀탕을 가볼까말까 잠시 고민함

 

 

 

 

 

 

선녀탕의 실체

일행들과 시간도 맞춰야하니 확인하는걸로~~

 

 

 

 

 

 

 

아무리 둘러봐도 나뭇꾼은 없었다는~

나는 선녀엔 관심없음~~

 

 

 

 

 

 

 

선녀탕임을 증명하는 이정표

 

 

 

 

 

셀카질, 너무 많이 웃어서 가림 ㅎ

 

 

 

 

 

 

어떤 분이 현위치를 가리키기에 도촬

 

 

 

 

 

 

자재암 기와와 단풍

 

 

 

 

 

 자재암 기암절벽 동굴에는 16나한상을 봉안한 나한전이 있다

 

 

 

 

 

 

 

위 사진의 유래보다 아래 사진의 유래가 재미지다

 

 

 

 

원효대사가 자재무애를 득하고 자재암이라 불렀다는..

어릴적 옛날이야기전집에서 읽은듯한 쉽게 이해되는 이야기가 법보신문에 있어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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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스님이 요석공주와 세속의 인연을 맺은 뒤 설총을 낳았다.

환속을 했으니 다시 부처님 앞에 앉으려면 더 지독한 수행을 해야 했다.

소요산으로 들어와 초막을 짓고 용맹정진하고 있었다.

어느 폭풍우 치는 깊은 밤 선정에 들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다급한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스님, 문 좀 열어주세요.”

문을 여니 어둠 속에서 여인이 비를 맞고 서 있었다.

“스님, 죄송합니다. 하룻밤만 재워주십시오.”

원효는 여인의 애원을 외면할 수 없었다.

방안에 들어온 여인의 자태는 매혹적이었다.

비에 젖어 속살까지 들여다보였다. 여인이 속삭였다.

“스님, 추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제 몸을 녹여주십시오.”

원효는 여인을 눕히고 언 몸을 주물러 녹여 주었다. 여인의 몸이 이내 따뜻해졌다.

기운을 차린 여인이 이번에는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순간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간밤 폭우로 불어난 옥류천에 뛰어들었다.

폭포소리는 우렁찼고 계곡물은 차가웠다.

원효는 세찬 물속에서 간밤의 일들을 씻어냈다.

 

벌써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자 여인이 어느새 옷을 벗고 물에 들어왔다.

햇살이 여인의 몸에서 부서졌다. 눈이 부셨다.

끝내 참지 못하고 한 마디 했다.

“나를 유혹해서 어쩌자는 거냐?”

“스님, 저는 유혹한 적 없습니다. 스님이 저를 색안(色眼)으로 볼뿐이지요.”

순간 원효는 온 몸에 벼락을 맞은 듯했다.

여인의 목소리가 계속 귓전을 때렸다. 원효가 문득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러자 비로소 폭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눈앞의 사물도 제대로 보였다.

‘맞다, 바로 그것이었다.’

원효는 물을 박차고 일어나 발가벗은 몸으로 여인 앞에 섰다.

그리고 거침없이 설했다. 

“마음이 생겨 가지가지 법이 생겨나는 것이니(心生則種種法生)

마음을 멸하면 또 가지가지 법이 없어진다(心滅則種種法滅).

 

나 원효는 자재무애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참된 수행의 힘이 있노라.”

원효의 말에 여인은 미소를 머금었다. 같은 웃음이지만 예전 웃음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색기는 간 데 없고 오로지 맑을 뿐이었다. 아니 같은 웃음이지만 원효의 눈에 다르게 보인 것이었다.

여인은 어느새 금빛 후광이 서린 보살로 변해서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 이내 사라졌다.

 

원효는 그 여인이 관세음보살임을 알았다.

원효는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자재무애(自在無碍) 경지를 증득했기에

그곳에 암자를 세우고 자재암(自在庵)이라고 했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이 사라진 봉우리를 관음봉이라 불렀다.

 

 

 

 

자재암 대웅전

 

 

 

 

기와 단청의 색깔이 정말 가을산과 닮았다

 

 

 

 

 

 

떠나는 가을 참,

 

 

 

 

 

 

원효대사가 자살을 시도했던 곳, 원효대

 

 

 

 

 

 

여기서 깨친 도는 무얼까?

 

 

 

 

 

 

 

절벽을 내려다보니 떨어지면 죽겠다~

 

 

 

 

해탈문

 

 

이 종을 치면 소원을 이룬다고~

아들 수능을 위해~

 

 

 

 

 

 

능선으로 접어들면 경사가 완만해 무리한 산행은 아니라는 안내문. 뻥이다.

뾰족 자갈과 뾰족 바위들이 발바닥을 엄청나게 자극하는 길이다.

 

 

 

 

 

일주문 직전에서야 만나게 된 단풍

 

 

 

 

두 가지 색이 공존하는 가을 이파리

은근 잘 어울린다

 

 

 

 

 

 

매표소 까지는 그래도 단풍 가로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10여분 차이로 뒤따라온 일행들과 만난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