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여름 이후, 처음으로 청바지를 입고 낮외출을 감행한 날(日)
가을, 가을이었다. 밤외출의 청바지는 16일 입었었다.
9월 4일 이후로 사라져버린 도수가 들어 간 썬그리를 찾지 못해,
1990년 구입한 썬그리로 해를 가리고,
서울시교육청 나들이,
경동시장은 벌써 추석을 준비하는 인파로 북적이고,
나 역시, 차례상을 준비해야하는 불량며느리이지만,
시작은 추석날 당일에 할 작정이다.
아이들 증조모 세상뜨신 첫 해에만 시어른들이 방문하시고,
호젓한 네 식구만 차례를 지내는터라,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첫 해에는 이불빨래, 베개준비까지
10인이 넘는 손님 맞이가 더 황망했었고,
그 때 내가 혼자 빚은 만두가 200여개가 넘었었던 기억..
오가기 힘들고, 장손 며느리 봐 준다는 차원에서
차례는 내가 지내고,
성묘는 산소와 가깝게 계시는 어른들이 하시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바뀐 이후,
나는 그나마 편해졌다.
단지, 아이들이 하교하면 시작되는 연 6일 열여덟끼니를
무엇을 해줘야할지 걱정이라며..
차례 정도 음식이야,
퇴근하면서 장보기하여 기제사를 치룬 소머즈의 실력이니,
그냥 그냥 차려드릴 수 있다.
친정 팔순노모 혼자 음식 준비하실터이고,
고향 땅에 누워 계신 내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아플 뿐이다.
아버지 뵌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지금 이런 상황 아시면, 흙 속에서도 까무라치실터,
어쩔 수 없다,
내가 포기하는 방법 외에는,
10월,
나는 아버지 집에서 쫓겨난다,
10년만의 이사,
다시 시작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웃기에 익숙해지기,
I love u, thank u,
따리의 스키니 청바지를 입고 외출했다가,
<제발, 플리즈, 엄마, 내 옷 좀 입지 마세요..>
한 소리 듣고도, 안 입었다며 시치미를 떼었던 그 날,
명절 연휴가 지난 후,
내 소유의 스키니 청바지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결심했따,
2010/09/18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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