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뒤척이다 결국은 멈춰선 곳,
그리움...
내 멈춰선 그리움을 아시는지
비가 오신다
**
창호지가 젖어도 좋을 일이다
검은마음, 하얀마음
양쪽 문 다 열어놓고
비 내리는 풍경을 듣고 싶다
물꼬트러 나가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가 아니어도 좋겠다
도심속 전진하는 자동차바퀴
마찰음뿐이라도 좋겠다
**
아무말 하지 않고도
서로의 마음을 읽어내고
위로하는
그런 친구 옆에 있어,
30촉 백열등 아래에서
이 비를 느끼며
따스한 차 한 잔 하고 싶은 날이다
수제비에 김치 몇조각 배를 채우고
비 내리는 산길을 걷고 싶은 오늘
돌아오는 길,
오늘 또한 좋은 날이었다고...
웃음지으며 내려오고 싶은 날,
2004/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