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던 시절,
집에 손 벌리기는 싫었고,
오히려 아우들 용돈 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았던,
그런 시절이 있었지..
월급을 타면,
동네 수퍼에 가서, 종류별로 라면을 세 개씩 사들였었지..
그때는 아무리 먹어도
뱃살이 오르지 않았던 때였어..
자장면 곱배기를 먹어도 살이 오르지 않았던 시절이었지..
그래서 라면 한 개는 부족하여
한 개 반씩 끓여서, 김치도 없이 그렇게
주린 배를 채우던 때가 있었단다..
(아주 조금, 불쌍해 보이나? ^^)
그래도 맛있게 먹었어..
흰쌀밥에 간장을 비벼 먹어도 맛나게 먹었지..
그것이 아주 오래 전의 일 처럼 느껴지는데,
그리 오래 전의 일은 아니네.. 따지고 보니.. ㅡ.ㅡ
큰 비가 오면, 자취방은 천정에서 물이 떨어졌었어..
세수대야를 받쳐 놓고, 잠 못들었던 그 날,
아침에 일어 나, 방 문을 열고 나오면,
고양이가 상납 한 쥐의 사체가, 내 슬리퍼 위에 놓여져 있어
기험을 했던 그 날,
이제는 모두, 미친자유의
지나간 시간 속에 있네..
신라면을 사다가,
명동의 그 빨개면처럼,
끓여 먹으면, 정말 맛있어..
2004/10/12
- 미친자유
- 지난 여름 그곳엘 갔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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