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대와 개수대에 서서 냉장고 측면을 바라볼 시간은 얼마되지 않겠지만,
자석을 이용해 붙혀놓은 것들을 담았다.
좌측은 팔순이 다 되신, 친정엄니가 써 준신 글이다.
일본 태생, 한국 국적 시스꼬 여사가 시집보낸 딸을 애틋해하며 적어주신 글이다.
와이셔츠 누런데는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하라는 말을 테레비에서 봤다는 뜻이다.
가운데 사진은, 남편 졸업식 마친 후이다.
내가 선물한 클리포드 넥타이를 매고 있고, 내가 선택한 후리지아 꽃을 들고 있다.
나는 직딩 2년차였을때이다. 돌이켜보니, 나는 큰 가방을 선호했나보다.
저 가방은 톰보이제품으로 기억한다.
오른쪽 사진은 따리가 초등학교 2학년 어버이 날에 준 편지이다.
하트를 많이 그려넣고,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회사도 다니는 엄마의 수고에 감사하며,
자기도 엄마를 돕겠다고 하는 말이 적혀져 있다.
나를 사랑하는 선대의 엄마와
나와 사랑으로 시작한 남편과의 처음시절,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딸의 그림을 붙혀놓고,
그것을 부적삼아, 지금까지 버텨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직은 견뎌낼 만하다.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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