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돌아보기,

머리카락을 돌아보다,

미친자유 2010. 9. 13. 01:50

 

 

 

 

 

 

 

 

 

 

 

 

 

   

 

노랑과 초록 

 

 

 

 

파랑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머리카락 변천

 

 

 

 

 

 

 

 

내 머리카락의 변천사이다.

사진을 현상하지 않고, 컴퓨터에 저장하기 시작한 것이 10년 전이니,

그 이전의 사진은 애석하게도 컴퓨터에 저장된 것이 없다.

 

스캔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까지는 귀찮아서.. ㅡ.ㅡ

2001년에 시도한 전체 빨강머리 사진이 없음이 아쉽긴하다.

 

**

 

유아기와 초딩시절,

나는 긴머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딸네미 긴머리를 빗기고 관리하기를 귀찮아했던

엄마의 의지대로 내 머리는 상고머리, 단발머리 아니면 아줌마파마였다.

엄마가 돈 내고 나간 미장원에서 혼자 앉아 3시간을 기다려

<아줌마파마>를 하고 나오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머리를 묶어보지 못하고, 긴 머리를 찰랑대며 뛰어보지도 못한채

국민학교를 졸업했으며,

중학생 시절은 귀밑 1cm 단발머리를

아버지가 직접 잘라주셨었다.

 

그리고 여고 1학년때는 귀밑 3cm 단발머리,

2학년때는 두발자유라고는 했지만, 긴머리는 무용과 진학친구 외에는 허락되지 않았고,

3학년때는 교복과 사복 혼용이 가능한 시절을 겪었다.

 

그러다보니,

대학입학 이후, 내 머리는 순수한 <내 소유의 자유>가 주어졌고,

거의 생머리를 기르거나,

화가 치밀면 화풀이로 단발로 자르거나..

그러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으면서도 긴 머리는 고수를 했었다.

 

 

사진 속 1번 머리로 잘랐을때도

무언가 속이 뒤집혀지는 일이 있어서 가위질을 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7세와 5세때였다.

 

퇴근하면서 머리를 자른후,

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니,

<엄마 머리를 왜 잘랐어요?>하면서

아드리는 대성통곡을 하면서 집에 도착해서까지 엎드려 울었고,

따리 역시, 왜 잘랐냐며 울었던 일이 있었다.

 

나는 아이들 갓난쟁이였을때 부터 양쪽 옆으로 눕히고,

자장가로 동요를 수십곡씩 불러주어 잠이 들게 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는 노래를 들으며,

내 머리카락을 양쪽에서 돌리면서 잠이 들곤했었다.

 

그렇게 내 머리카락은 아이들의 노리개 역할도 했던 것 같다.

전쟁을 겪은 세대의 <엄마의 젖무덤>같은..

 

그리고 공교롭게도 학부모가 되면서 머리카락에 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살기 위한 방법이었다.

보통 10년 이상을, 한 가게의 점원으로 충성을 다하면서

나름 거래처를 확보한 후, 독립한 가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해,

 

나는 달랑 1년도 채우지 못한 기간 동안 일을 배워

내 이름의 가게를 오픈하긴 했는데,

나를 알리기 위한, 내 가게이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빨간머리와 빨간안경>으로 컨셉을 잡았으며,

 

당시 내 행태는, 원단시장 수십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며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다.

기존 사장님들..디자이너들..그리고 남대문 시장 거래처 사장님들..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었다.

 

빨간머리로 학부모총회를 가야만했었다.. ㅎㅎ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빨간머리는 대 히트를 치게된다..

그 다음은 초록머리, 부분적인 파랑머리, 빨간머리..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접고,

학부모라고 직업란에 적게 되면서부터,

깜장머리를 하고 있다.

 

가끔은 빨간머리.. 부분적이라도 지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ㅎ

며칠 전, 여대생으로부터 한달에 지출하는 미용실 비용이 10만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꽈당했었다.

 

내가 미용실에 지출하는 비용은 1년을 통털어도 10만원은 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늙어감의 상징인 흰머리 염색도 1만원 안되는 염색약 사다가, 내가 직접 한다. ㅡ.ㅡ

나 어릴적, 엄마가 직접 흰머리 염색을 하는 것을 보면서,

<궁상떨지 말고, 미장원 가서 염색해요.>말했던 나처럼

 

한 달에 한 번 화장실에 갇혀서 염색하는 나에게 아이들은 말한다.

<어머니, 미용실가서 염색하면 더 오래가는것 아니예요?>

아직은 5만원의 염색비용을 지출하면서, 떨지않는 형편은 아니다.

나, 불우이웃 맞다. ㅎㅎ

설령, 5만원의 지출에 손 떨림이 없어진다하여도,

그렇게 돈을 쓰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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